저희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타지에 갔을 때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으로부터 '목사님 교회 홈페이지에 매일 들어가 봅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이 '나눔터'입니다. 나눔터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인터넷을 매개체로 공동체를 형성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가정 교회로 구성되어있어서 같은 목장 식구가 아니면 잘 모릅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좀더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는 좀더 큰 공동체를 형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눔터'에서는 삶에 관한 얘기이면 무엇이든지 환영됩니다. 감동적인 얘기, 슬픈 얘기, 재미있는 얘기, 우스운 얘기, 싱거운 얘기 무엇이든지 올릴 수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번 이상 나눔터에 들어가 봅니다. 외부 집회에 나가서도 가능하면 꼭 들어가 봅니다. 그런데 올려진 글 중에서 읽어도 별로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글이 있습니다. 개설 초기에 종종 올랐던 논설이나 설교 류의 글입니다. 또 딴 데서 퍼온 남의 글에서도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적습니다. 질서 정연한 논리가 전개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내용이 담겨져 있기도 한데 왜 감동을 못 받을까? 결론은 글 쓴 이의 삶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삶이 뒷받침되지 아니하는 말이나 글에는 별로 무게를 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삶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문이나 잡지의 논설 위원, 평론가, 시인, 소설가, 목사들의 말이나 글에 공감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얼마 전 Il Pastore(편지 배달부)라는 이태리 영화를 DVD로 빌려다 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노벨상 문학상을 수상한 Neruda라는 실제 인물입니다. 칠레 사람인 이 시인이 정치적인 탄압을 피하여 이태리 조그마한 어촌에 망명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사귀게 된 한 청년 우체부 사이에서 벌어진 우정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시인은 나중 칠레에 자유가 허용되었을 때에 귀국하여서 상원위원이 되었고 나중에는 대통령 후보까지 되었습니다. 이처럼 인생을 열심히 살면서 쓴 시인의 시라면 읽을 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석하고, 토의하고, 불평하라고 인생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살라고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삶에서 경험된 작으면서도 진솔한 개인의 얘기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웃게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