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신 10계명 중 제 8계명이 '도둑질하지 말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이 계명을 어기며 사는 것 같습니다.
200불 상당의 국그릇과 100여불 되는 밥솥이 부엌에서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누가 의도적으로 훔쳐 간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음식을 담아갔다가 되돌리는 것을 잊어버려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엌 관리지 쪽으로는 도적 맞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사라지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부엌에서는 밥그릇, 식칼, 수저 등이 없어집니다. 사무실에서는 가위, 불펜, 스테이플러 등이 없어집니다. 장비실에서는 장도리, 펜치, 손전등 등이 없어집니다. 창고에서는 사다리, 전기 코드 등이 없어집니다. 훔치자는 의도가 아니라 쓰고 난 후에 되돌리는 것을 잊어버린 탓이라고 믿지만 교회 쪽으로는 도둑 당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잊어버린 것이지 도둑질을 한 것은 아니라고 자신을 변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소 도둑질 하다가 잡힌 사람이 이렇게 자신을 변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새끼줄을 집어들고 가다보니까 새끼줄 끝에 달린 소가 쫓아왔습니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제 8계명을 범하지 않으시려면 교회 물건은 아예 집에 가져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빌어 쓰셨으면 반드시 제 자리에 되돌려 놓으시기 바랍니다. 즉시 돌려놓을 수 없으면 자신의 이름과 전화 번호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필요한 물건이 제 자리에 없으면 다음 사람이 사용할 수가 없고, 사용할 수가 없으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둑맞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제가 특별히 속상한 것은 물건이 교회 소유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으니까 교회 물건이면 그리스도의 소유입니다. 이러한 것이 없어진다는 것은 주님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한 탓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교인들은 담임 목사를 닮는다는데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제가 교회 물건을 도적질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성찰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테리입니다. 주일날 설교 때에 사용하는 무선 마이크에 들어가는 쓰는 바테리는 한번 쓰고 폐기합니다. 그런데 집사 안수식 등 특별 예배 때에 사용한 바테리는 용량이 남아 있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것은 모아 두었다가 필요하면 집에 가져다가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에는 새 바테리를 집에 가져갈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도적질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절대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