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새벽 4시 20분에 깨어서 교회로 옵니다. 토요일과 주일을 포함하여서 1주일 내내 같은 시간에 일어납니다. 하루 종일 교회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준비하고 5시 좀 넘어서 교회에 도착합니다. 8시까지 기도를 드리고 아내가 준비해준 과일과 채소를 간 것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목요일 하루는 늦잠을 자며 피로를 회복시킵니다. 월요일 저녁에는 한 달에 한번 있는 초원 식구들과 돌려가며 만나는 모임, 소각식 등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모임이 보통 있고, 화요일에는 10시가 넘어 끝나는 생명의 삶 성경 공부가 있기 때문에 수요일쯤 되면 피로가 축적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목요일 아침에 한 두 시간 평소보다 더 자고 일어나면 거뜬하게 피로가 회복됩니다. 잠도 잠이지만 침대에 누워 게으름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 마음 여유를 주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목요일 아침은 글쓰는 일로 보냅니다. 목회자 코너를 영어로 쓰는 것도 이 시간입니다. 또 설교 준비도 이때에 좀 해 놓습니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능률이 납니다.
성도들은 목요일에 제가 쉴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 주십니다. 목요일에는 만나자고 하지도 않고 전화도 안 겁니다. 그러나 목요일 하루 종일 집에서 쉬는 적은 거의 없습니다. 목자들이 심방 부탁을 하면 이날 합니다. 임명받아야할 대행 목자 후보도 숫자가 많으면 이날 만납니다. 선교사님들과도 보통 이날 식사를 나눕니다. 선교사님들이 기도회 때 간증할 수 있도록 수요일 전후에 머물도록 스케줄을 짜는데 제가 수요일에는 보통 금식을 하기 때문에 식사라도 한번 같이 하자면 화요일이나 목요일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임 초부터 목요일에 쉬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쉬고 산뜻한 마음으로 주말을 맞자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목요일에도 교회에 나와서 새벽 기도를 드리고 오전 반나절을 사무실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몇 년 후 목요 새벽 기도대신에 수요일 철야를 시작하였습니다. 강단에 슬리핑백을 펴놓고 밤새어 기도하다가 첫 번 사람이 새벽기도 하려 나올 때쯤 집에 왔습니다. 요즈음은 나이를 느껴서 철야는 않고 수요일 밤에 기도를 좀 길게 하고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집에 와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목요일 하루를 보냅니다.
3부 예배가 시작되면서 주일에 설교를 3번 해야하기 때문에 몸이 견딜 것 같지가 않아서 월요일에 쉴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월요일에는 1시간쯤 늦게 나와 9시까지 기도하는 것으로 하고 종전처럼 목요일에 쉬기로 결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