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개방 사회가 되어서 첩이라는 단어조차 듣기 힘들어졌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첩의 신분으로 사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친구 가운데에도 첩 소생이기 때문에 본적에 입적되어 본처를 어머니로 부르며 자랐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첩의 소생이 겪어야하는 설움이 많겠지만 배다른 동생을 수용해야하는 본처 소생들의 삶도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첩에게 태어난 장성한 아들이 홀연히 나타나 자기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때에 느꼈던 묘한 감정을 적어놓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지난 주일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웃 한 교회가 건물을 잘 짓고 지난 주일에 헌당 예배를 드렸습니다. 격려사를 부탁해와서 참석을 하였습니다. 많은 하객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헌당 예배를 드릴 때에 대표 기도를 하시는 분, 건축 위원들은 베풀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표현하였습니다. 담임 목사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복받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에 이런 느낌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우리 아버지한테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감사를 드리고 법석을 떨지?'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의식 못하는 새에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만의 하나님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이 자신만의 하나님이라는 생각은 잘못 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궁극에는 죄에 빠지게 만듭니다. 하나님이 자기 민족만의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이방인들을 멸시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이 자기 나라만의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종교 전쟁을 일으키게 합니다. 하나님이 자기 공동체만의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이단 집단을 형성케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크게 사용하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은혜인 것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는 주님이 소원을 깨닫고 이를 위하여 일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것입니다. 은혜가 은혜인 것을 잊어버리고 교회 자체에 자부심을 갖기 시작할 때에 은혜는 떠나갑니다.

다른 교회에 다니시는 분이 우리 교회에 와야 구원의 확신을 얻을 수 있고 열매 있는 사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도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우리 교회만의 하나님이라는 발상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자를 물리치신다는 사실을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