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가운데에는 교회를 개척할 때에 가족 2-3명이 예배를 드리면서도 머릿속에는 1,000명의 교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하는 분이 있습니다. 1,000명에 맞는 조직을 구상하고, 교회가 커가면서 사역자들을 구상했던 부서에 채워 넣어 교회를 키워갑니다. 이런 사람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비전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이런 분들이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고 큰 사역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다른 스타일의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교회 개척을 하는 것도 꿈이나 비전이 있어서보다는 주님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시작합니다. 조직도 없이 시작하고, 필요가 생기고 사역할만한 사람이 생기면 부서를 만들고 사역자를 임명해 가면서 교회를 키워갑니다.

두 가지 스타일이 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전자는 큰일을 할 수 있지만 동역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람을 이용한다는 평가를 듣기가 쉽습니다. 성공의 욕구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후자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좋을 수가 있지만 사역의 열매가 없기 쉽습니다. 사역의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나라에서는 두 가지 타입이 다 필요합니다. 큰 꿈을 꾸면서 앞서가는 사람도 필요하고, 남을 격려해가면 같이 걷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양 무리에 앞서가면서 길을 닦고 갈 길을 제시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양 무리 뒤에 가면서 처지는 양들이 없도록 독촉하며 몰아가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저는 두 번째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를 먼저 번 유형의 지도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에게 비전이 없는데 비전이 있다고 하고, 리더십이 없는데 리더십이 있다고 말합니다. 왜 이런 평가가 나올까? 의아해 하다가 요즈음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주님의 음성 듣고 그의 소원을 이루려다 보니까 비전이 있는 사람이 되었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하다보니까 리더십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즈음 제가 리더십의 전문가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리더십에 관한 저서를 최근 출판하였습니다. 목회자 컨퍼런스에서는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니까 하나님이 사용하시더라, 저렇게 하니까 성도들이 좇아주더라, 이런 식의 얘기는 해주어야할 것 같아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절대적으로 순종하면 누구나 다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산 증거가 제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