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자신이 하나님이 보낸 존재라는 것을 믿지 못하겠거든, 당신이 하는 일을 보고 믿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4:11). 예수님께서는 또한 거짓 예언자는 열매를 보아 구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 7:15~18). 사도 바울은 자신의 추천장은 종이에 적혀 있지 않고, 고린도 교인들 자신이 자신의 추천장이라고 말했습니다(고후 3:1). 고린도 사역을 열매를 보면 자신이 사도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열매를 보아 사람을 판단하라는 말씀이 무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좋다는 세미나가 있으면 목회자들이 구름처럼 몰리는데, 강의하는 사람에게 열매가 있는지 없는지 점검하지 않습니다. 신학교 강의가 아니고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라면,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열매가 강사에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리더십 세미나라면 강사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과를 올린 실적이 있어야 하고, 교회 성장 세미나라면 자신의 교회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어야 하고, 설교 세미나라면 그 설교를 듣고 삶이 변한 열매가 있어야 하고 …
저는 동역자를 선정할 때 항상 열매를 보는 원칙을 적용하였습니다. 뜨거운 열정이 있거나 우수한 교육을 받은 것도 좋지만, 주어진 분야에서 사역의 열매가 있는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가정교회 세미나를 개최할 교회를 선정할 때에도 담임 목사의 학력이나 경력보다는 열매를 보았습니다. 교회가 크고 담임 목사 지명도가 높다 할지라도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든 열매가 없으면 세미나 개최를 안 맡겼고, 교회가 작고 담임 목사가 무명이라 할지라도 열매가 있으면 세미나를 맡겼습니다. 영혼 구원의 열매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얼마나 많은 장년 세례(침례)를 주었느냐를 보았고, 이 숫자가 장년 주일 출석 인원의 5% 이상이 되면 영혼 구원이 이루지고 있다고 판단해서 세미나 개최를 허락하였습니다. 제자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세미나 주최 교회는 참석자들에게 민박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헌신과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제자가 만들어지고 있는 교회라고 인정해도 되겠다 싶어서 세미나 개최를 허용하였습니다.
개 교회에서 삶 공부 강사를 선정할 때에도 열매를 확인하는 원칙은 적용되어야 합니다. 목자로 안 섬기고 있다든지, 목장 사역이 지지부진한 사람을 삶 공부 강사로 세우면 이론적인 얘기만 늘어 놓고, 진정으로 삶을 바꾸는 ‘삶 공부’ 강의는 못합니다. 부교역자들에게 삶 공부를 맡기는 경우에도 가능하면 목자로서 섬기고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하고, 그것이 안 된다면 적어도 ‘가정교회 길라잡이’를 수료한 사람을 세워야 합니다.
가정교회 컨퍼런스에서 삶공부 강사를 세울 때에도, 삶공부를 자신의 교회에서 여러 차례 제공해서 열매가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잘 알려진 전문가라 할지라도, 가정교회가 추구하고 있는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가정교회 컨퍼런스 강사로 세울 수 없습니다.
가정교회 목회자들 가운데에는 VIP 전도가 잘 안되니까 다양한 전도 세미나를 쫓아다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강사를 발견하면 컨퍼런스 강사로 세우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한 전도 강사라 할지라도 장기적인 전도의 열매가 확인되지 않고, 전도 방법이 가정교회 원칙과 부합하지 않으면 강사로 세울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전도 아이디어가 아니라 가정교회 정신에 입각한 구체적인 노하우이기 때문입니다. 오명교 목사(경기 밝은교회)를 가사원 전도 간사로 세운 것은, 교회에 폭풍같은 어려움이 닥쳐서 교인 숫자가 거의 절반으로 줄고 교회가 문을 닫을 정도로 바닥을 쳤을 때 전도를 통하여 교회를 기사회생 시킨 열매가 있고, 전도 방법이 가정교회 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일군을 세울 때 열매를 보는 원칙은 가사원 임원을 선출할 때에도 적용되어야 하고, 가사원 간사를 세울 때에도, 지역 목자를 선정할 때에도, 세미나 주최를 맡길 때에도, 컨퍼런스 강의를 맡길 때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한국도 그런지 모르지만 북미 한인 교단 총회에서는 자신의 교회조차 건강하게 세우지 못한 목사를 총회장으로 뽑고, 선교 하지 않는 교회 담임 목사를 선교부장으로 세우고, 교육의 경험이 없는 사람을 교육 부장으로 임명합니다. 그러나 가사원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열매로 검증된 사람에게 사역을 맡겨야 합니다. 가사원 사역은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정교회 원리를 목회에 적용하여 열매를 보인 사람들이 맡아야 합니다.
“열매로 말한다.”는 원칙은 가정교회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가정교회가 신약교회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는 성경적인 열매를 보여야 합니다. VIP 전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평신도로서 목양을 하는 목자들이 세워지고 있고, 교회로 인해 행복하다는 고백이 나와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영혼이 구원받고 제자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열매를 보일 때 회의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들도 가정교회가 성경적인 교회라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