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기업으로 알려진 이랜드에서 근무하던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랜드는 기독교 가치관을 주창하는 회사라 거기에서 근무하게 되면 교회에 안 다니는 것이 힘듭니다. 그런데 10여년을 일했으면서도 교회 안 나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굳세게 버틸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크리스천들의 삶을 보면 나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예수 믿고 싶은 생각이 안 생깁니다.’”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일반적으로 교인들의 삶이 비신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고, 예수님을 믿기보다는 거부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가정교회에서는 사람들이 변합니다. 안 믿던 사람이 예수 믿고 변화된 모습을 보고서 자신도 예수를 믿고 싶어졌다는 간증을 흔히 듣습니다. 왜 일반 교회에서는 성도들의 삶이 변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왜 가정교회에서는 삶이 변할까요?
첫째, 일반 교회에서는 교회 생활과 사회 생활을 별개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거룩한 것이고, 교회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세속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믿음 생활을 잘 하는지 못 하는지 여부는 교회 와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모임 안 빠지고, 십일조 꼬박꼬박하고, 행사에 열심이 참여하면 믿음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정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이러한 인위적인 성(聖)과 속(俗)의 구분을 거부합니다. 가정 생활이나 직장 생활도 교회 생활과 마찬가지로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크리스천이 되려면 가정에는 좋은 부모와 좋은 자녀가 되어야 하고, 직장에서는 좋은 보스와 좋은 직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삶이 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 일반 교회에서는 설교가 추상적이고 원론적입니다. 일반 교회 목사들은 설교를 선포로 생각합니다. 설교자의 사명은 주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해서 깨달은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대언자는 말씀을 선포하는 것으로 끝나야지, 설교가 가져 올 효과나 열매를 염려하는 것은 인간적이고 인본주의적이고,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이 즐겨 인용하는 구절이 이사야 55:10~11입니다.) 원론적인 말만 하고 원리를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니까 성도들의 삶이 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설교를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득이란 상대방을 납득시켜 바람직한 결심이나 결단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설득하는 설교의 초점은 설교자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지 않고, 청중들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회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용어를 사용하고,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가이드를 하니까 성도들의 삶에 변화가 생깁니다.
셋째, 일반 교회 교인들은 강단에서 선포된 설교를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힘듭니다.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원수를 사랑하라.” “주님만 의지해라.”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한다.” 원론적인 말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설교를 듣는 성도들에게는 절망감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안다 해도 목사님이 말하는 대로 살면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고 실패자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말씀대로 살 엄두를 못 냅니다. 주일에 야단치는 듯한 설교를 들으면서도 감수하는 것은, 질책 당하는 것이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인들에게 주일은 영적으로 목욕하는 날입니다. 주중에 어쩔 수 없이 죄 지으며 살다가 주님 앞에 나와서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를 고백하고, 목사님에게 설교를 통해 꾸중듣고 나면 목욕한 것처럼 좀 깨끗해진 기분이 됩니다. 그리고 월요일에 세상에 나가서는 다시 이전과 동일한 삶을 삽니다.
그러나 가정교회 성도들은 설교를 실생활에 적용합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교회와 세상 사이에 목장이라는 완충 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나아가서 목사님의 말씀을 적용하기 전에, 목장 식구들을 대상으로 실습해 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나가 어떻게 말씀대로 살지 모를 때에는 목장 모임에 와서 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패배하고 상처 받으면 목장에 와서 위로 받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교회 교인들에게 주일은 목욕하는 날이 아니라 충전받는 날입니다. 주일에 단위에서 선포된 말씀을 갖고 세상에 나가서 분투하며 살다가, 에너지가 소진 되었을 때 주일 연합 예배에 나와 하나님의 임재함을 체험하며 위로받고 설교 말씀을 통해 세상을 이길 지혜를 얻어, 다시 한 번 바르게 살 각오를 다짐하는 충전 받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