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질문하는 분들도 있고 해서, 가정교회 사역에 관한 몇 가지 생각을 나눕니다.
1. 생명의 삶을 먼저 수강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예수님을 먼저 영접하고 생명의 삶을 수강하는 것이 좋은지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생명의 삶을 먼저 수강하고 영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생명의 삶을 통해 복음을 확실이 이해하고 예수 영접 모임에 참석해야 바르게 영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계적으로 이 원칙을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에서는, 구원에 관한 생명의 삶 첫 부분을 끝내고 영접하는 사람도 있고, 생명의 삶 중간에 영접하는 사람도 있고, 생명의 삶을 수료한 이후에 영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예수 영접을 먼저 하고 생명의 삶을 수강하기도 합니다.
2. 최근에 개정된 목장 모임 순서에 의하면 간식을 나눔 시간 직전에 갖습니다. 뜨겁게 찬양 드리고, 진지하게 성경 공부를 하고 난 다음에, 긴장을 좀 풀고 삶 나눔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교회에서 목장 성경 공부 대신에 설교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설교 나눔과 삶 나눔, 둘 다 나눔이기 때문에 이 사이에 간식 시간을 갖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성경공부 대신에 설교 나눔을 갖는 교회에서는, 이전처럼 식사에 이어서 간식 시간을 가져도 됩니다.
3.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부흥집회 혹은 수련회 강사로 초청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집회 강사로 서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은혜를 끼치지 못하면 어쩌나 는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거나 거절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은혜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은혜를 끼치는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하나님을 자랑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신학 지식 때문이 아니라 가정교회 경험 때문에 초청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담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성공담보다도 가정교회 목회의 어려움을, 어떤 원칙에 의해서,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나누기 바랍니다. 그러면 듣는 사람들이 위로와 도전을 받게 될 것입니다.
4. 지난 9월 초에는 달라스에 소재한 예닮 교회에서 목회자를 위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습니다. 예닮 교회로서는 10년만에 두 번째로 개최하는 컨퍼런스입니다. 계산해 보니까 10년 전이면 예닮교회를 담임하는 이우철 목사가 42세 때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주위를 둘러 보니까 40대 초반의 목사가 세미나나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교회는 담임 목사와 더불어 늙어간다고 하는데, 가정교회 사역원도 저와 더불어 늙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도 그렇고 가사원도 그렇고, 지속적으로 사명을 감당하려면 젊은이들이 리더로 부상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목표를 갖고 50대 초반의 목사들을 기용하여 세미나를 주최하도록 하고, 컨퍼런스 강사로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5. 먼 장래에 가사원을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부목사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부목사들을 단순히 담임 목사를 돕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고, 가사원의 미래를 책임질 일군으로 생각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리더로 훈련시키고, 지역 모임에도 참석시키기 바랍니다. 같은 지역 모임에 속해 있으면 담임 목사님 앞에서 자유롭게 의사 발표를 못할 수 있으니까 다른 지역 모임에 참석하도록 주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럴 때 가사원이 고령화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6. 휴스턴 서울교회에는 부목사가 없고 전문 사역자만 있습니다. 저는 전문 교역자를 초빙할 때 하나님이 강권적으로 다른 곳으로 보내시지 않는 한, 평생 동역할 것을 약속받습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최소한 7년 사역할 것을 약속 받습니다.) 그리고 한 번 교회 전문 교역자가 되면 해고시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주님이 꿈꾸셨던 교회 공동체는 가족 공동체이기 때문에 담임 목사와 부목사의 관계는 회사 상사와 직원 관계보다는, 형님과 동생 관계이기 때문에 해고라는 개념은 합당치 않습니다.
그런데 부목사로 모신 다음에 교역자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교회 전체에 어려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규칙 하나를 더했습니다. 부목사가 부임한 지 만 1년이 되면, 교회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 없이 부목사에게 떠나 달라고 할 수 있고, 부목사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 없이 교회를 떠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기간을 지나면 평생 같이 갑니다. 평생 동역하려면, 성품이나 태도에 예상치 못했던 면이 드러나서 교회에 어려움 주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