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9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송구영신 예배를 준비하면서 감회가 깊습니다. 15년 전 바로 이 주간에 휴스턴에 도착하여 송구영신 예배를 드림으로 휴스턴 서울 교회 담임 목사로 시무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수요일에 휴스턴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암으로 투병 중이던 허강용 집사님(허윤자 남편)을 제외하고 7명의 안수 집사님들 모두가 부부 동반하여 나와 환영해 주었습니다. 미국 한인 목회자들 가운데에는 교회 부임할 때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이 목사를 쫓아낸다는 통설이 있는데, “적어도 한 두 사람 때문에 교회에서 쫓겨나지는 않겠구나!” 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집사님이었던 분들 중 한 분은 교회를 옮겼고, 두 분은 세상을 떠났고, 두 분은 현재 선교지에 나가있고, 김진걸, 유재홍, 이상근 세 분만 남아 있습니다.

당시 청빙 위원장은 김진걸 집사님이셨습니다. 청빙 과정 가운데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와서, 나 하나만을 고려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싶어서 청빙 건은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했더니, 김 집사님이 그게 아니라고 상세히 해명을 하시고도 내가 혹시 안 오겠다고 하면 어쩌나 근심이 되어 사흘 동안 변비 증세로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담임 목회에 관심이 없었고 산호제에서 교육목사로 은퇴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한 분이 저를 만나자고 하더니, 다짜고짜 휴스턴에 서울 침례교회라는 교회가 있는데 거기 담임 목사로 가는 것이 하나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분은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 안수 집사로 섬기다가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신 분입니다. 하도 확신에 찬 말을 해서 기도해 보자고 얼떨결에 말했고, 부흥집회 강사로 초청 받아와서 교인들을 만나면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부흥회 마치고 떠나는 날 박영일 자매가 공항에 나와서 아내 갖다 주라고 장미 꽃 24송이를 안겨 주었던 것도 오기로 결정하는 데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부임 당시 교회는 6개월간 담임 목회자가 없었고, 주일 설교를 맡았던 부 목사님도 3개월 전에 사임한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장년 예배 인원이 약 120명 정도였고, 부엌도, 친교실도 없었기 때문에, 본당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뒤에서 친교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부임한지 딱 15년이 됩니다. 내년 10월은 가정 교회 15 주년 되는 달입니다. 2008년은 휴스턴 서울 교회 창립 30주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2월 17일에는 약간의 특별 행사도 갖고 특별 강사도 모시려고 합니다. 창립 보다는 가정교회 15주년에 중점을 두어, 창립 주일 설교와 안수식 설교는 가정 교회 사역원 미주 가정교회 간사인 김재정 목사님에게 부탁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