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서울 침례교회에 부임할 때에 재정 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임 후 하나님의 축복과 성도들의 헌신으로 한 번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큰 이유는 성도님들이 십일조를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저희 예산의 90% 가량이 십일조로 충당이 되는데 이는 성도들이 예수님을 믿자마자 십일조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건축을 세 번 했는데 한 번도 재정적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박태우 집사님이 헌신적으로 시간을 헌납하셨고 디자인부터 건축 자재 구입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적은 경비로 완공할 수 있도록 애써 주셨기 때문입니다.
재정적인 여유가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성도들이 혁대를 졸라매고 교회 예산에서 지출을 아꼈기 때문입니다. 주일 점심도 각자 사먹었고 전도용 CD도 각자 사서 전달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할 때에도 사역 부원들이 교회 예산으로 밥을 사먹지 않고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을 내 사먹었습니다.
지난 주 금주의 한 마디에서 말씀드렸지만 건축 증축도 끝냈고 중요한 장비 설치도 끝났으니까 앞으로는 예산 집행하고 남은 잉여금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하여 쓰려고 합니다. 금년에는 잉여금에서 10만 불을 평양 과학 기술 대학 설립 자금으로 보내주었고 10만 불은 연변 과기대 정수기 시설 설치하는 데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연변 과기대 상수도 파이프가 하도 낡아서 쇳물 때문에 빨간 물이 나오는데 약 10만 불이면 정수기를 설치하여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답니다.
금년에는 전임 혹은 현임 집사님들이 관련된 사역지에 잉여금을 보내주었지만 내년부터는 인맥에 의해서보다 필요와 효율에 의하여 보낼 곳이 결정될 것입니다. 가정 교회 전파 사역에 상관된 프로젝트가 최우선을 차지할 것이고 다음에 선교지, 지역 봉사가 될 것입니다. 또 경상비나 운영비로는 주어지지 않고 한 번 도와서 끝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보내질 것입니다. 보낼 곳은 가정 교회 사역원 총무, 선교 사역원 총무, 자선 봉사 사역부장, 집사장, 재무 사역부장, 그리고 담임 목사인 제가 의견을 모아 결정합니다.
우리가 쓰고 싶은 곳에 다 쓰고 남을 도울 수 없습니다. 각 부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계속 긴축 재정을 짜서 집행해 주기 바랍니다. 자신을 위하여서는 아껴 쓰고 남을 위해서 후하게 쓰는 전통을 지속할 때에 계속하여 나눠주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