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예언자를 대접하면 예언자의 상을 받고 의인을 대접하면 의인의 상을 받는다는 말씀을 인용하여 목자 목녀가 받을 상을 나누어 받으려면 잘 섬기라고 설교했습니다. 그날 밤 한 집사님이 나눔터에 글을 올리셨습니다. 주일에 침례 받은 목장 식구를 축하해주기 위하여 식당에 초청을 했는데 설교를 기억하고 자신들이 밥값을 지불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글을 이렇게 맺었습니다. “저도 목사님 받을 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목사님 시간 좀 내 주십시오.”
제가 가정 교회를 시작할 때에는 집사님뿐만이 아니라 목자들을 격주로 돌아가면 만나 점심 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당시 목장 숫자가 23개 이었으니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커지고 사역이 많아지면서 이제 이런 일은 꿈도 못 꿉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점심은 필요한 분들을 만나 식사하는 것으로 정했는데 대행 목자 인터뷰하는 데에 다 사용됩니다. 분가가 잦은 탓도 있지만 이주하는 대행 목자가 많아서 계속 새로 임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수오신 목사님이나 방문하신 선교사님들 식사 대접하는 것도 이제는 불가능해졌습니다.
목요일 하루는 쉬려고 하는데 이것도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목회자 코너 영어 번역을 하고 오후에는 설교 준비를 위한 주석 책을 읽습니다. 이메일을 점검하고 집사방, 목회실, 목회 상담실 답신이 필요한 것에 답 글 올리다보면 하루가 다 갑니다.그래도 평소보다 1-2 시간 더 잠을 자고 집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피로회복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점점 바빠지는 것은 가정 교회 사역이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박광우 사무장님을 비롯하여 집사장, 가정 교회 사역원 총무, 선교 사역원 총무, 사역부장님 등이 큰일을 뭉텅뭉텅 맡아 해주시지만 제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주고받는 이메일이 약 30개 정도이고 어떤 날은 50개까지 됩니다. 얼마 전 서랍을 뒤지다가 수년 전에 사용했던 도서관 카드가 나와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어다볼 때도 있었구나!” 하면서 혼자 신기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행복합니다. 인생이란 어차피 피곤한 것인데 영원히 남을 일을 위해 피곤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일할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이 힘들어질 수도 있고, 건강을 잃을 수도 있고, 사역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주님이 기회주실 때에 열심히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져 죽으면 순교로 인정해주시지 않겠느냐 생각하면서 죽기 살기로 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