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조부님은 6.25 전쟁 때 납북되어 순교자로 추대를 받은 성결 교단 6명의 목회자 중의 한 분이십니다. 조부님께서는 성경말씀대로 살려고 애쓰셨던 분이셨습니다. 야고보서 2장 1-4절에 부자와 가난한 자를 차별하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주일 예배를 드릴 때에 예배당 상석이라고 할 수 있는 맨 앞자리에 걸인들을 데려다가 앉히셨다고 하십니다.
저도 이러한 조부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교인들을 차별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연, 혈연, 학연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대하려고 합니다. 사실 저에게는 이것이 별로 힘들지가 않습니다. 그런 것들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집사님들이 대학을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무슨 대학을 나왔는지도 피택된 지 4-5년 후에야 알게 됩니다. 저는 묻지 않고 집사님들은 말하지 않으니까 우연히 화제 중에 언급이 될 때까지는 모릅니다.
이런 태도를 섭섭해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와 학연이나 지연이 닿는 분들입니다. 교회에 나오면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인사도 해주고 반겨주기를 원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서운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는 저대로 고민이 있습니다. 교인들은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저의 목회 원칙인데 그런 분들을 남과 다르게 대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교인들은 심방 않는데 그런 분들이라고 특별 심방을 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인 지명도가 있다든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신 분들도 특별취급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려면 예배 시간에 영접 헌신하고 예수 영접 모임에 참석해야하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복음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임종 직전이라면 모르지만 유명 인사라고 해서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예수 영접을 시켜드릴 수는 없습니다.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려면 자신을 낮추는 연습을 하여야합니다. 사회적인 신분을 교회 안에까지 갖고 들어오면 믿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인 지위는 내려놓고 교회 규칙을 따라 남들과 똑같이 헌신도 하고, 영접 모임도 참석하고, 생명의 삶도 수강하여야합니다.
사회적인 신분이 있는 분들을 교회에서 특별대우를 하면 그분들이 믿음을 갖거나 믿음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 모임에서는 사회적으로 아무리 잘 알려진 분이라도 장관님, 의원님, 회장님, 교수님 등 사회적인 직함을 불러서 소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