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재해 의연금을 모금할 때에 저는 거의 참여를 않습니다. 재민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의연금을 바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의연금 모집에 앞장섰던 적도 있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라고 생각됩니다. 호남 지방에 극심한 수재가 있었습니다. 동기생 2명과 가두모금을 나섰습니다. 청진동 근처에 있는 상가를 방문해서 모금을 했는데, 교복 입은 쪼끄만 중학생들이 수재 의연금을 모으는 것이 기특해보여서 그랬는지 후하게 기부를 해주어서, 이것을 모아 동아일보사에 전달했다가 사진을 찍어 신문에 실리는 바람에 하루 동안 유명인사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연금에 관해 소극적인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시민들에게 맡기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부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난민 구호는 시민들에게 의존하지 말고 나라가 책임져야합니다.
한국에 재해가 생기면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의연금을 모으고 미국에 있는 한국 신문사들도 동참합니다. 그러나 이런 의연금이 난민들을 돕는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입니다. 모금된 돈이 전달될 때에는 이미 위기상황은 지난 경우가 흔합니다. 모금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비용을 공제하면 실제로 재민들에게 전달되는 액수가 얼마 안 되는 수도 많습니다.
재난 구호의 책임은 정부가 지고 시민들의 참여는 공식적인 구호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로 한정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뉴욕에서 발생했던 9/11 사태가 좋은 예입니다. 쌍둥이 빌딩이 테러리스트에 의하여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많은 시민들이 부서진 건물 밑에 깔린 사람들 구조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한 물과 음식, 긴급 약품도 모아져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긴급 상황이 지난 후에는 자원 봉사자와 구호 기관은 퇴각하고 정부가 구호 작업을 맡아서 조직적으로 수행해 나갔습니다.
이번 20만 명의 사망자를 낸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 국가들은 경제적인 힘이 없습니다. 또 피해국의 대부분이 재난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회교도 국가이거나, 업보라고 생각하는 불교도 국가이기 때문에 구호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계 시민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도와야합니다. 침례회 해외 선교부(IMB)에서 이들을 돕기로 하고 특별 구좌를 개설하였습니다. 여기에 구호금을 보내면 이미 현지에 선교사들이 가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즉시 사용될 수가 있습니다. 또 구호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은 IMB가 부담하기 때문에 우리가 바친 헌금이 100% 난민 구제를 위하여 쓰일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바치신 헌금은 교회에서 똑같은 액수를 매칭해서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