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집사님들이 서울 가든 식당에서 회갑연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작년에 유재홍 집사님이 회갑을 맞았고 금년에는 하호부 집사님, 이상근 집사님이 회갑을 맞았지만, 다들 가족들과 조용히 보냈는데 유독 저만 수선을 떠는 것 같아서 송구스러웠습니다.
제가 60세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손녀딸이 태어났으니까 진짜 할아버지입니다. 그런데도 교회 어린이들이 할아버지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립니다. 아직도 젊은 엄마들이 오빠 같다고 해야 기분이 좋지, 아버지, 삼촌 같다고 하면 기분이 묘합니다. 저는 아직도 동화를 읽고 연애 소설을 읽습니다. 마음이 아직도 20-30대입니다.
그러나 인생을 되돌아볼 때에 현재가 제일 행복합니다. 수요일 침례 간증이나 삶 졸업 간증을 듣고 집으로 갈 때면 저절로 이런 기도가 나옵니다. “하나님, 제가 어쩌다나 이처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을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살다가 마치는 것이 보통인데, 많은 분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감격입니다.
외부 집회 인도 차 출타라도 하면 어서 돌아오고 싶습니다. 교인들이 보고 싶고 교회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목회자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휴스턴 공항에 도착하여 열기가 확 끼쳐오면 싫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에 온 것 같은 안도감을 느낍니다.
행복의 가장 큰 요인이 교회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교회 생활을 하게 만들어준 분들이 집사님들입니다.
제게 목회자로서 리더십이 있다고 말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만일 제가 괜찮은 리더라면 리더로 만들어준 분들은 집사님들입니다. 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가 담임 목사에 대하여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든가 이견을 제시하면 목회자의 약한 면, 추한 면이 노출되게 되게 마련입니다. 집사님들이 그렇게 하셨다면 저는 리더가 되기는커녕 교회에서 쫓겨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집사님들은 저에게서 좋은 면만이 나타나게 하셨고, 강점만이 보여 지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훌륭한 리더라는 평가도 듣게 된 것입니다.
제가 성격에 뾰족한 면이 있어서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되면 날카로운 말을 해서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12년 동안 집사님들, 그 아내들과 그런 일이 한 번 이상씩은 거의 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를 용서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위해서 기도해주었습니다. 회갑을 맞고 보내면서 집사님들과 그 아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