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집회 초청을 많이 거절했습니다. 4년에 한번 개최되는 한인 선교 대회에서도 가정 교회에 관한 강의를 부탁해 왔지만 유재홍 집사님을 추천하여서 대신 맡도록 했습니다. 해외 유학생 선교회(KOSTA)에서도 저녁 집회 설교를 부탁해 왔지만 거절 했습니다. 생명의 삶 강의 휴강이 너무 잦아지기 때문입니다.

목사로 헌신을 할 때에 저는 단 한 가지 소원을 갖고 하였습니다. 교인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소원입니다. 저도 교회 생활이 행복하지 못했고 주위에도 교회 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섬기는 교회 교인들만은 교회 생활이 행복하다는 고백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외부 사역보다 우리 교회 사역이 더 중요합니다.

주일 강단을 지나치게 비우지 않고 생명의 삶 결강도 너무 하지 않으려다보니까 외부 집회에 다 응할 수가 없습니다. 가정 교회 사역은 저와 우리 교회에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되어서 가능하면 초청에 응하려하지만 그 외의 집회 초청은 거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가정 교회 사역조차도 우리 교회 사역에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 사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회 스케줄을 빡빡하게 짭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에도 오전에 공항에 떨어져서 오후부터 강의를 시작하여 집회 서너 개를 연달아 인도하고 돌아오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정 교회 사역이 우리 교회 사역에 지장이 된다면 나의 선택은 확실합니다. 가정 교회 대신에 우리 교회를 선택할 것입니다.

교회 사역을 중시하다 보니까 다른 목회자들에게 미안한 일도 생깁니다. 휴스턴 교회 협의회나 침례회 지방회 회장직은 돌려가면서 맡는 것이 상례인데 회장은커녕 정기회의 참석조차도 잘 못하고 있습니다. 침례회 전국 총회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부탁도 있었지만 거절했습니다. 우리 교회 사역과 가정 교회 사역을 하고나면 남는 시간도, 에너지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거절들이 쌓이니까 압박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작을 때는 상관이 없었지만 교회가 커지니까 주위 분들의 기대치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회비는 다른 교회보다 넉넉하게 납부해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협조를 요청했을 때에 거절당하고 섭섭한 마음을 품는 분도 생기기 시작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를 섬기라고 부름 받았고 우리 교회만 섬기면서 조용히 지내고 싶지만 남들의 기대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기대를 어떻게 지혜롭게 처리할 것인가가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