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신임 투표를 받습니다. 신임 투표는 인기 측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는 한 방법입니다. 회원 교인들은 최 목사가 휴스턴 서울 침례교회에서 7년 더 사역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난이나 “하나님의 뜻이라고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난 둘 중 하나에 표기하면 됩니다.

신임투표 제도를 도입하면 교회가 분열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보통 교회에서 담임 목회자와 지도자 간에 알력이 생겼을 때에 목회자는 성도들은 다 자신을 지지하는데 지도자들이 반대한다고 생각하고, 지도자들은 성도들이 다 담임 목회자를 싫어하는데 자신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갈등이 심화되면서 교회가 찢어지기까지 합니다. 신임 투표는 어느 쪽이 옳은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신임 투표제를 도입할 때에 얻어지는 또 한 가지 유익은 신임 목사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일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신임 목사가 제대로 목회를 해 보기도 전에 3-4년 만에 지도자나 성도들에 의하여 쫓겨나는 것을 봅니다. 신임 투표제를 도입하면 적어도 6년간 기회를 주니까 그동안 신임 목회자가 소신 있게 자신의 소명을 증명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신임 투표가 끝난 다음 해인 2006년은 제가 부임한지 14년차 되는 안식년입니다. 안식년 제도는 선교사들에게 쉼을 주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인데 목회자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선교사는 4년 사역하고 1년 안식년을 갖는데 목회자는 6년 사역하고 1년 안식년을 갖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을 6년간 개간하고 1년간 안식하도록 명하신 것에 근거를 둔 것 같습니다.

이 기간 동안 목회자는 다람쥐 체 바퀴 돌듯 쫓기느라 하지 못했던 일을 하며 영적인 충전을 받습니다. 신학교에 가서 코스를 듣기고 하고, 선교지를 방문하기도 하고, 저술을 하기도 하고, 교회의 장래를 구상하기도 합니다. 물론 쉬기도 합니다.

저는 7년 전 안식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뜨문뜨문 5번, 1주씩 집에 머물며 책을 저술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내년에는 1년 전체는 아니더라도 여유 있게 기간을 잡아서 정식으로 안식년을 취하려고 합니다. 내년 5월이면 이수관 전도사가 신학원을 졸업하기 때문에 제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3년 동안 4-5일 여행 서너 번 다녀온 것 외에는 휴가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피로를 좀 느낍니다. 쉬기도 하면서 이 기간 동안 가정 교회 전파에 일익을 담당할 교회들을 방문하여 힘을 실어주는 사역을 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