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정 교회 집회를 모두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성도 여러분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인하여 어디에를 가든지 우리 교회가 신약적인 교회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동역자 된 여러분들에게 귀국 보고를 드립니다.
2005년은 가정 교회 사역에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전에는 씨를 뿌리면서 열매를 맺을지 안 맺을지 불안해하는 농부 심정이었는데 금년부터는 반드시 추수를 하게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3-4년 후 이곳저곳에 반듯반듯한 가정교회들이 많이 세워질 것입니다.
2005년부터 한국 교회에 두 가지 고무적인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1000명 이상 대형 교회를 목회하는 분들 중에 가정 교회를 시도하고자 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개척 교회나 소형 중형 교회들을 돕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교회 90% 이상이 이 그룹에 속하기 때문에 이런 교회들이 가정 교회를 통해 성장토록 돕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큰 교회는 가정 교회를 시도한다 해도 전환이 어렵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가정 교회에 대해 문의를 해오면 “목사님, 이미 목회 잘하고 계신데 계속 그렇게 하시지요.” 하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그런데 금년부터 큰 교회를 목회하는 분들 중에 목회 생명을 걸고 가정 교회로 전환하려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의 수평 이동에 의한 교회 성장에 대한 부담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싶은 욕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교회들이 가정 교회 전환에 성공한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입니다.
둘째, 전통이 오랜 교회가 가정 교회로 전환하는 데에 성공하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가정교회 정착에 성공한 교회들은 대부분이 현 담임 목회자가 창립한 교회입니다. 창립자에게 따르는 권위 때문에 가정 교회 전환이 비교적 쉬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전통을 가진 교회에 후임으로 부임한 목회자는 가정 교회 전환이 쉽지 않습니다. 전임 목회자가 세운 관행을 깨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교회 후임자들이 성공하는 예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난 컨퍼런스를 주최한 구미 남교회의 천석길 목사님이 그런 분들 중의 한 분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창립자들은 차차 물러나고 젊은 세대들에 의하여 그 자리가 채워질 텐데 전통 깊은 교회에서 후임자에 의하여 가정 교회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가정 교회 장래를 밝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