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을 얼마나 하셨습니까?' 교회를 방문하신 분들과 새교우실에서 식사를 나눌 때에 꼭 제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교회를 생전 처음 나와 보았다던가, 어릴 적에 몇 번 나가 보고 처음이라고 답합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 너무 기쁩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앞으로 잘해보자고 아양을 떨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모태 신앙을 가졌다고 답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냉담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면 의아해 하는 눈치입니다. 교회 생활의 베테랑이 왔으면 목사가 당연히 반길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으니 말입니다.
모태 신앙을 가진 분들을 냉담하게 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분들에게 우리 교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어 주위 약한 교회에 가서 돕고 섬기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한 의도 외에 이기적인 의도도 있습니다. 모태 신앙을 가졌다는 분들로부터 교회와 성도들을 보호하고자 함입니다.
예외도 있지만 한국에서 모태 신앙을 갖고 자랐다는 분들은 연륜에 비하여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영적으로 아예 영아 상태에 있던지 1-2년 정도 자라다가 성숙이 멈추어버린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교인들은 대부분이 새로 믿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태 신앙을 가진 분들이 영적으로도 성숙했을 것이라고 가정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언행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다 보면 이들도 영적 성장이 멈추어 버릴 수가 있습니다.
또 모태 신앙을 가진 분들은 나름대로의 고식화된 교회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시책이나 목회 방침에 관하여 비판적이고 불순종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러할 때에 새로 믿는 분들이 이를 흉내 내어 비판적이고 불순종하는 사람이 되기가 쉽습니다.
모태 신앙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복음으로 뜨거워진 모태 신앙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이 헌신되면 갓 믿는 사람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신실한 일군이 될 수 있습니다. 목회자를 보아도 당대에 예수 믿고 목회자가 된 사람은 엎치락뒤치락 변덕이 많습니다. 그러나 2대 3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진정으로 헌신하여 목회자가 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목회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이 성장하면 소위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됩니다. 그래서 염려스럽습니다. 이들이 성경 지식만 축적하지 말고 어릴 적부터 섬기고 순종하는 것을 연습하여 장성한 후에는 어느 교회에 가든지 환영받고, 새로 믿는 사람들에게는 본이 되는 크리스천이 되도록 하여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