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로 불란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잘 알려진 정명훈 지휘자 아내와 제 아내가 어릴 적부터 아는 사이입니다. 남편이 많은 신앙적인 의문을 갖고 있는데 조언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저희를 초청했습니다. 불란서 남단 마르세유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프로방스라는 지역에 집이 있어서 그곳에서 쉬기도 하며 신앙적인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정명훈 지휘자에게서 아름답게 성공한 분의 예를 보았습니다. 이분은 확실히 성공한 분입니다. 현대 로마 시립 교향악단, 일본 동경 필하모닉, 파리 라디오 (한국의 KBS 교향악단에 해당) 세 곳의 상임 지휘자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최고 지휘자 다섯을 꼽으라고 하면 그 중의 하나로 손꼽힐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성공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과시욕, 거만함, 자만심 등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 지휘자는 극히 가정적이었습니다. 연주 때에는 항상 아내를 동반합니다. 연주가 끝나면 파티도 사양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거부하고, 즉시 집으로 달려옵니다. 실력이 출중하지 않았으면 많은 교향악단에서 쫓겨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분에게는 가정이 먼저이고 음악은 다음이었습니다.
이태리 요리 솜씨가 뛰어나서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Dinner for 8'이라는 책도 출판했습니다. 제목에 '8명을 위한'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이유는 현재 미혼인 세 아들이 다 결혼하여 자기 부부와 8명이 식탁에 둘러앉아서 음식 먹을 때를 상상하며 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희를 위하여 하루 3끼 음식을 손수 만들어 대접해 주었습니다.
본인은 자신의 성공 이유를 '운'에 두었습니다. 어느 정도 음악적인 재능이 있고, 노력도 했지만 자신보다 더 특출 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나 더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을 자신의 운으로 꼽았습니다.
여러 가지 신앙적인 얘기도 나누었고, 주일에는 둘러앉아 예배도 드렸습니다. 떠나기 전날 밤에는 복음 제시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영접을 강권하지 않았습니다. 유능한 분들이 보통 그러하듯이 이분도 누구를 의지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것은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기를 포기하고 주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는, 죽는 것과 마찬가지의 중대한 결정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스스로 결단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만남을 통하여 거의 영접의 문턱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분이 주님을 영접하면 사도 바울처럼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소원이 생기는 333 기도요원들은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