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도 안 듣고 TV도 안 보니까 크리스마스가 오는지 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 세월이 점점 더 빨리 흐르는 현상이 가중되면서 크리스마스가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야지 결심하고 펜을 잡고 보면 크리스마스 전날이라, 아예 카드를 안 쓰기 시작한지도 몇 년이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주님의 생일인데 어떻게 하면 가장 의미 있게 지낼 수 있을까? 이런 취지로 몇 년 전 무숙자를 위한 담요 보내기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대신에 담요를 사서 무숙자에게 보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한국 일간지가 담요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터라 모아진 담요를 휴스턴 시에 정식으로 기증하면서 미국 사회에 한인들의 선행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한 휴스턴에서 무숙자에게 담요를 제공한다는 것은 불우한 자를 기억한다는 마음 외에는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시작한 것이 '내 예수님은 누구인가?' 캠페인이었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대접한 것이 예수님을 대접한 결과가 되었다는 예화를 서전도사님이 새벽 설교에서 말했는데, 이에 기초하여 가족에게 선물할 돈을 절약하여서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것이었습니다.
금년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청소년부와 합동으로 불우한 가정에 선물을 사서 전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본당 입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있고 색깔이 있는 종이 쪽지가 (Giving Tree Card) 달려있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종이 쪽지에는 나이가 적혀있고 (남, 녀, 1-5세, 6-11세, 12-18세, 18세 이상) 그 나이에 해당하는 어린이가 좋아할 선물 품목 10-20개가 적혀있습니다. 이 품목 중에서 20-40불 상당의 선물을 골라 사서 상자에 넣어서 나무 밑에 다시 갖다 놓으시기 바랍니다. (전달할 때 선물 내용을 보아야하니까 포장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Mission of Yahweh, Baptist Mission Center, Salvation Army Family Center, Open Door Mission와 Harbour Light Center에 가져다 전달할 것입니다. 이 기관들은 무숙자, 매맞고 집을 나온 아내, 가난한 소년 소녀들을 돌보는 자선 기관입니다. Giving Tree Card에 적혀있는 선물 품목에서 선정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리 교인 자녀들에게 선물해도 상관없습니다.
가족보다 불우한 사람과 선물을 나누는 것이 진정으로 성탄을 축하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 행사에 모든 성도가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