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서울 침례교회는 들볶는 교회라고 어떤 분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다른 교회에는 방문 카드만 적어내면 자동적으로 교인 등록이 되는데 우리 교회에서는 설교 후에 앞으로 나와서 헌신을 해야 합니다. 투표도 할 수 있고 사역자로 임명도 받을 수 있는 회원 교인이 되기 원하면 등록한 후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침례 받고, 회원 교인되기를 스스로 자원해야합니다. 그렇다고 신청만 하면 자동적으로 회원 교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집사회를 통과해야하고 주일 예배 시간에 임시 사무 총회를 열어 교인의 동의를 얻어야합니다. 교회 처음 출석해서 회원 교인이 되기까지 무려 7번을 앞에 나와야하더라고 어떤 분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손꼽아 세어보니까 과연 그랬습니다.
그 외에도 요구가 많습니다. 목장 모임에 꼭 참석해야하고, 생명의 삶은 필수적으로 수강해야합니다.
이런 것들이 새로 믿는 분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 됩니다. 우리 교회를 통하여 처음으로 교회를 접했기 때문에 교회는 다 이런 모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다녀 본 분들이 불편을 느낍니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어야할 교회가 오히려 들볶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적응을 못해서 교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편한 곳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교회의 본질을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교회는 마음 내킬 때에 와서 쉴 수 있는 휴게소 같은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존재 목적을 가진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영혼을 치유하는 치유 공동체이며, 성취해야할 사명을 가진 사명 공동체입니다.
교회가 치유 공동체인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저는 서울 침례교회에 부임하는 첫 설교를 ‘교회는 병원이다’라는 제목으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동시에 사명 공동체인 것을 보이기 위하여 ‘평신도 사역자를 키우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었습니다. 이 두 가지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합니다. 교회는 치유 공동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환영받고 수용되어야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교인들이 강인한 일군이 되도록 훈련되어야합니다. 이 둘 중의 하나라도 소홀히 되면 교회는 존재 목적을 상실합니다.
교회는 병원입니다. 그러나 보통 병원이 아니라 야전 병원입니다. 상처받은 사람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영적 전쟁에 참여시키는 곳입니다. 사명을 무시하고 교회가 쉼을 주고 치료만 해 주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교회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