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도 목사님이 섬기시는 런던 레인즈파크 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약 150 명의 목회자와 선교사가 참여하였습니다. 가정교회가 주제였는데 목회자를 위한 정식 세미나가 아니고 가정교회를 소개하는 세미나였습니다.

유럽의 기독교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글로만 읽었는데, 현장에 와보고는 놀라움 정도를 넘어 비통에 빠졌습니다.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었던 독일, 불란서, 화란, 영국들은 이제 더 이상 기독교 국가가 아닌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유럽 국민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크리스천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영국에서 매달(매주가 아닙니다) 1회 이상 교회(성당)에 나가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 5% 미만이고 이들의 대부분은 노인들입니다.

세미나에서 영국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영국 목회자가 부족해서 한국인 목회자에게 교회를 맡기는데, 교회 3개를 동시에 담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 교회마다 교인 숫자가 30명 정도에 지나지 않고 가장 젊은 사람이 60세이고 평균 연령이 75세랍니다.

회교도들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이민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교도이고, 이들은 가족 숫자도 많고, 출산율도 높고, 부유한 중동 회교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유럽이 급격하게 회교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교회 건물이 텅 비니까 팔아치울 수밖에 없습니다. 교단 총회에서 하는 주 업무 중의 하나가 팔아버릴 교회 건물을 지정하는 것과 건물 판매금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교회 건물들은 유적으로 지정된 것이기 때문에 매입한 사람이 마음대로 개조를 못합니다. 겉으로 보면 십자가가 달렸고 성화가 그려진 스테인 글라스가 있는 교회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식당, 아파트, 갤러리입니다. 더 기막힌 것은 많은 교회 건물이 회교도나 힌두교도들에게 팔려서 그들의 성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 배출한 첫 침례교 선교사인 윌리엄 캐리 기념 교회도 겉에서 보면 교회인데 안에 들어가면 강단에 신상이 떡하니 안치되어 있는 힌두교 신전입니다.

제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C. S. Lewis를 비롯하여 수많은 신앙의 거장을 탄생시킨 영국이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한국 교회도 30-40년 후에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낍니다.

위기 가운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성경으로 돌아가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뿐입니다. 신약교회를 회복해 보려는 가정교회가 유럽을 살릴 수 있는 구제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의 말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