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사무실에 있는 러닝머신에서 걷기 운동을 할 때,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음 얘기가 궁금해서 운동을 거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 본 것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주인공과, 이 여자를 사랑하는 남주인공의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스토리 설정이 그래서 그런지, 남자고 여자고 많이 웁니다. 어느 날 우는 장면이 3번이나 나와서 한 번만 더 울면 이 드라마 더 이상 안 보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그만 또 한 사람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선택하여 보게 된 것이 징기스칸(成吉思汗)이라는 중국산 드라마입니다.
저는 역사 재구성을 싫어해서 역사적인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건에 기초한 드라마는 안 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한국 어떤 대기업에서 임원들에게는 반드시 보도록 권장하는 드라마라고 어떤 교우가 적극 추천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극도 예상한대로 역사를 왜곡하고 각색한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징기스칸을 인간적으로 그리려고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포악함을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를 전쟁의 영웅으로 그리려했지만 전쟁을 일으킨 목적은 재물과 여자를 약탈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드라마 곳곳에 시사되고 있습니다. 서방 정벌을 통해 러시아까지 침공하였는데 이때 학살한 사람이 총 4천만 명이랍니다. 우리나라 인구 숫자와 엇비슷합니다. 드라마 종반에 나이든 징기스칸이 "10년만 더 살면 큰일을 이룰 텐데.."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사람이 10년을 더 살면 큰일 나는데 ..."라는 생각이 스치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징기스칸과 예수님을 비교하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징기스칸이 무력으로 이루었던 대 제국은 멸망하였고, 후손들은 몽골이라는 자그마한 나라를 이루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폭력에 대응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동서양을 정복하고 2,0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 왕성하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은 옳았습니다. 세상을 정복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고 사랑이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징기스칸처럼 힘에 의지해서 뜻을 관철시키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예수님처럼 사랑과 섬김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승리의 왕이시고, 왕 중의 왕(the King of kings)이시며,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 우리가 이분의 제자이며 군사라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