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가정교회가 한국을 거쳐서 선교지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선교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의료선교, 구제선교, 학원선교 등. 그러나 출발점이 어디든지 종착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이기 때문입니다(엡 1:23).
평신도 선교사들은 자신이 목회자가 아니니까 교회를 세울 생각을 못했고, 안수 받은 선교사들은 전통적인 교회만을 교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배 장소 구입하는 것을 비롯하여 어려움이 많으니까 포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신약교회가 가정교회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선교사들이 가정교회를 통해 교회 세우기를 꿈꾸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선교지 교회도 가정교회 3축과 4 기둥을 붙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선교지 교회는 3축의 하나인 주일 예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당을 많이 지은 선교사는 성공한 선교사라고 인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3축을 통하여 인간의 지정의를 골고루 터치해 주지 않으면 참된 제자를 키울 수 없고, 참된 제자를 키우지 않으면 교회가 존속되지 않습니다.
선교지에 가정교회를 시도하는 선교사들 가운데에는 현지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집에서 목장 모임을 가질 수 없고, 교육 수준이 낮아서 삶 공부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가 주님이 꿈꾸셨던 교회라면 지역과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야 합니다. 3축과 4 기둥은 언제 어디서나 적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사하게도 경제적으로 궁핍한 아프리카에서도 집에서 모이는 목장 모임이 활성화되고, 예배는 열정적으로 드리지만 성경공부를 기피한다는 중남미에서도 삶 공부가 정착되어, 가정교회는 지역과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꾸로 목장 모임이나 삶공부는 가능하지만, 주일연합예배가 힘든 지역이 있습니다. 무슬림이나 힌두 국가가 예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연합 주일 예배의 목적이 의지적인 면을 터치하여 결단케 하고, 결신케 하는 것이라면, 매주일 모여서 연합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 목장과 삶공부만 잘 운영하고 한 달에 한 번, 아니면 석 달에 한 번 결단하고 결신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교사가 현지인 교회에 자생력을 키워주지 않으면 선교사가 떠나면서 교회는 무너집니다. 세계 개신교 선교 단체 중 가장 큰 남침례회 해외선교부(International Mission Board)에서 주도했던 CPM(Church Planting Movement)를 연구해 본 결과 선교사가 현지에서 사역을 할 때에는 전도도 잘 되고 교회가 많이 세워지지만, 선교사가 떠나면 현지인 교회가 거의 다 문을 닫더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고 CPM 대신에 가정교회를 선택했다고 고백하는 선교사도 있습니다. 가정교회는 제자가 제자를 낳고, 목장이 목장을 낳고, 교회가 교회를 낳는 시스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만 잘 세워 놓으면 선교사가 떠나도 교회는 존속합니다.
선교사가 평생 사역하고 그 나라에 뼈를 묻는 것이 많은 선교사들의 로망일 것입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역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선교사는 선교 활동의 핵심이 되려는 욕망을 버리고, 현지인 교회의 밑거름이 되어, 현지인들을 잘 훈련시키고, 사역을 과감하게 위임하여 언제 떠나야할지 모르는 그날을 대비해야 합니다.
현지인 목회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보고 배우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도입해야 합니다. 가정교회는 가르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보여 주어야 합니다. 목장 생활을 통하여 전도를 어떻게 하고, 제자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정교회를 세우려는 선교사들은 스스로 목자가 되어 섬기는 원형 목장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가정교회 선교사들은 현지어에 능숙해야 합니다.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의미 있는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언어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목장 모임에서 속 깊은 나눔을 가질 수 없고, 삶공부를 효과적으로 인도할 수 없습니다. 가정교회에서 선교사를 후원할 때에는 우선적으로 가정교회를 하는 선교사를 후원하되, 현지인 언어를 지장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선교사를 후원하고(통역을 통해 사역하지 않는 선교사), 현지인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 있는 선교사도 후원하여 마음 놓고 언어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언어는 파워이고, 선교의 필수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