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운동은 성경적인 교회를 회복해 보려는 운동입니다. 가정교회를 하지 않는 목회자들이나 교인들 가운데에는 이런 말에 반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정교회가 성경적인 교회라면, 우리 교회는 비 성경적인 교회라는 말이냐?”
물론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일반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나 조직 모두가 성경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모든 교회가 성경적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론과 관행이 끼어들어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 성경에 기록된 모습과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일생을 교회에서 자란 사람들은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이러한 괴리를 못 봅니다. 그러나 저처럼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지만 교회를 떠났다가 돌아왔거나, 성경을 처음 접하는 VIP들은 이 차이를 극명하게 봅니다.
성경적인 교회를 회복하려면 ‘성경대로’라는 원칙을 잡아야 합니다. ‘성경대로’란, 성경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고, 아니라 하면 아닌 줄 알고, 하라고 하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단순한 성경 접근 방법을 의미합니다.
20 세기에 초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사용하는 문서 비평에 근거한 성경 해석 방법이 있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기록한 문서이기 때문에, 일반 역사 문서와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그 결과 성경의 한 책이 여러 명에 의하여 기록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특정 성경 책 저자가 실제로는 그 인물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합니다. 예언서에서 예언이 성취된 부분은 실제로 성취된 것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후에 예언자의 이름을 빌어서 기록되었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오늘날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성경 해석 방법입니다.
초대 교부들이 즐겨 사용했던 방법에는 영적 해석 방법이 있습니다. 성경 구절의 문자적 의미보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영적인 진리를 찾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에서 강도 만난 사람은 죄 가운데 신음하는 인간들, 이를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은 유대 종교, 선한 사마리아 인은 예수님, 여관은 교회, 다시 오겠다고 한 것은 예수님 재림을 의미한다는 식으로 해석합니다. 오늘날의 이단들이 주로 이 해석 방법을 사용합니다. 구약과 신약을 꿰맞추어 소위 ‘영해(영적인 해석)’를 하는데, 성경 해석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깊이가 있고 오묘하게 들려서 혹하게 만듭니다.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 두 가지 성경 해석 방법은 성경 해석의 궁극적인 권위를 인간에게 주고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인간이 만들어 낸 문서학 이론이 진리와 비진리를 결정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카리스마가 있는 한 사람의 상상력이 성경 구절의 의미를 결정합니다.
가정교회가 추구하는 성경 해석 방법은 선입관이나 이론을 가능한 배제하고, 성경을 쓰신 분의 의도를 발견하자는 것입니다. 역사서는 역사 기록으로 받아드리고 시가서는 시로서 받아드립니다. 예수님이 직설 화법으로 말씀하셨으면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고, 비유로 말씀하셨으면 비유로 받아드립니다. 성경 구절에서 은혜 받기 전에, 그 구절을 쓰신 분의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우선적으로 발견하려 합니다.
가정교회의 궁극적인 핵심가치는 3축과 4 기둥을 넘어서 ‘성경대로’입니다. 이 핵심가치를 지키자면 목회자들은 물론이고, 성도들 모두가 바른 성경 해석 방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이러한 훈련의 시작이 생명의삶입니다. 스스로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 중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주입식의 강의를 지양하고 귀납적인 교수 방법을 도입하여 성도들이 성경을 스스로 읽고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성경 본문을 요약하는 숙제를 통해 성경을 기록한 분의 의도를 발견하는 훈련을 시킵니다. 서신서를 공부할 때에 “이 말은 누가 했지요?” “누구에게 했지요?” “이 편지를 받은 교회는 어느 지역에 있지요?” 끊임없이 물어서, 성경은 전설이나 신화를 모아 놓은 책이 아니라 역사 속에 실재한 한 인물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게, 필요가 있어서 보낸 글이기 때문에, 기록한 분의 의도를 문맥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에 각인시킵니다.
가정교회가 성경적인 교회로 계속 머무르려면 ‘성경대로’의 원칙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특정 신학이나 이론에 근거하여 성경을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단순하게, 쓰신 분의 의도를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개인의 삶에서도, 교회 사역에서도, 성경에 최대의 권위를 부여하여, 잘못된 것을 깨달았으면 교정하고 결핍된 부분이 발견되면 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세를 고수할 때 주님이 재림하시는 그날까지, 가정교회는 주님이 꿈꾸셨던 교회 모습으로 점점 더 발전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