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 때 기둥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대들보입니다. 가정교회 사역원에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평신도 두 사람을 소개합니다. 한국 가사원의 구본채 총무와 북미 가사원의 성승현 총무입니다.
구본채 총무는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제가 휴스턴서울교회에 부임하여 첫 번으로 제공하는 생명의삶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해양 석유 탐사와 시추 프로젝트에 필요한 장비 무역업을 하면서 하늘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살 때 하나님께서 넘치도록 복을 주셨습니다. 사업 전성기에 구 총무는 사업을 정리하고 기독교 침례회 세계 선교 훈련원에서 훈련을 받고 말레이시아 파송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교단 해외 선교부 허락을 얻어 국제 가사원 한국 총무로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목자목녀 기초다지기’는 구 총무의 아이디어입니다. 목자목녀들이 사역에 피곤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이론적인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토요일 하루를 잡아 가정교회 3축과 4 기둥을 강의해 줄 것을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목자목녀들은 기초다지기를 통해 가정교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만에 끝나는 집회라 다른 교회 목자목녀들과 교제의 시간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채우는 동시에, 좀 더 많은 목자 목녀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부여해 주기 위하여 구 총무가 구상해 낸 것이 지난 주말에 서울 세광교회(정형찬 목사)에서 제 1회로 개최된 ‘목자연합수련회’입니다.
국제 가사원 주소록에 등재된 정보에 의하면 한국 가정교회 목자 목녀 숫자가 1만명입니다. 한국 목자 컨퍼런스에서 한 번에 600~700명씩 등록을 받지만 이처럼 많은 숫자의 목자 목녀들을 훈련시키는 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목자목녀 기초다지기에서 다루는 내용을 똑같이 강의하되, 날짜를 1박2일로 늘여서 목자 컨퍼런스에서 갖는 순서를 더하여 목자연합수련회를 만들었습니다. 숙박은 각자 집에서 하도록 하고, 5겹줄 기도회는 주최 교회 근처에 사는 교인들 아파트를 빌려서 하니까 따로 수양관이나 호텔을 대여할 필요가 없고, 전국에서 지역별로 여러 번 개최할 수 있기 때문에 목자 컨퍼런스보다 몇 배 더 많은 목자와 목녀를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금년에 6번의 목자연합수련회가 계획되어 있는데 결과가 기대됩니다.
구본채/영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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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사원과 북미 가사원의 총무를 겸하고 있는 성승현 목자는 미국 석유회사에서 석유화학 공정의 최적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가정교회 사역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쓰니까 회사 일은 언제 하느냐고 동료 안수집사들이 놀리지만, 계속 승진을 하여 기술직으로는 최고 지위에 올랐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연수 오신 목회자들은 보통 성 총무와 마지막 면담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연수에서 보고 배운 것이 구슬 꿰어지듯이 정리된다고 말합니다. 저를 오랫동안 옆에서 관찰한 것을 정리하여 ‘가정교회를 성공시키는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제 저서 ‘가정교회에서 길을 찾는다(두란노)’에 한 챕터를 쓰기도 했습니다.
성 총무는 ‘목자를 위한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장본인입니다. 어느 날 저를 찾아와서, 목회자들을 계속적으로 독려하는 목회자 컨퍼런스가 있는 것처럼, 목자목녀를 지속적으로 독려하는 목자 컨퍼런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컨퍼런스를 만든다면 목자들이 주관하고 목회자들이 돕는 방식으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목사들이야 삶공부를 전수받기 위해 컨퍼런스가 필요하지만, 목자들에게 왜 이런 컨퍼런스가 필요하냐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평소에 내가 갖고 있던 ‘동역자의 기를 살려준다’는 원칙 때문에 해보라고 허락하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목자 컨퍼런스가 이제 가정교회 전파와 정착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모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가졌던 담임목사와 평신도 리더가 같이하는 ‘가정교회 리더십 컨퍼런스’도 성 총무 아이디어였습니다. 가정교회가 깊숙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담임 목사와 그 교회 평신도 리더가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며, 담임목사와 중직자가 같이 참여하고, 같이 진행하는 모임을 제안했습니다. 제 첫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기를 살려준다’ 는 원칙 때문에 허락했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를 계기로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를 가로 막고 있던 눈에 보이지 않던 장벽이 무너지고, 가정교회가 새롭게 도약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같은 내용을 약간 변형시켜 한국에서는 ‘초원지기 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작년에 모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국제 가사원 산하에 설치될 ‘가정교회 사역개발원’도 성 총무에게서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각 지역 별로 가정교회 사역원이 설립됨으로 인해 지역의 필요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채울 수 있게 되었지만, 가정교회 연합성이 약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현역 목회자들과 은퇴한 목회자들의 경험을 활용하여 코칭과 자문을 비롯한, 지역 가사원들이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사역을 맡아 하고, 가정교회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종의 싱크탱크를 만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안은 국제 가사원 이사회를 통과하였고 구체화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있습니다.
이런 대들보 같은 평신도 사역자는 가정교회 아니면 세워질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뒤를 좇아 수 많은 대들보가 줄을 이으면 좋겠습니다.
성승현/선경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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