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담임 목사가 되었을 때에 세 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1) 신약적인 교회를 세워보는 것 (2) 이민 1세와 2세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민 교회를 만들어 보는 것 (3)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
첫 번째 꿈은 가정 교회를 통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두 번째 꿈은 영어 회중이 400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여 우리 교회 옆 땅에 300만 불짜리 건물을 성공적으로 건축하고 이사함으로서,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것이 세 번째 꿈, 명예로운 은퇴입니다.
이런 꿈을 갖게 된 것은 제가 안수를 받을 1980년대에 주위에 알려진 교회에서 담임 목사 승계가 아름답게 이루어진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송에 말리든지, 교회가 깨지든지, 막말로 박살이 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후계자에게 아름답게 사역을 물려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은퇴한 후에도 우리 교회가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하여서는, 후임자가 교회 안에서 나와야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교회는 독특한 점이 많습니다. 가정 교회를 비롯하여, 한어 회중과 영어 회중이 대등한 위치에서 공존하는 것, 자녀 교육에 집중하는 것 등... 이러한 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람이 부임하면,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면서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나의 후임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을 기초로 해서 그 위에 새것을 세우는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LG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던 이수관 형제를 권고하여 신학교에 가도록 하고,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목사님이 내 후임이 될지 안 될지는 교인들의 결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인들이 설혹 이 목사님을 후임으로 모시지 않겠다고 결정한다 할지라도, 후계자 훈련을 시켜 놓으면 다른 교회에 가서 목회를 잘 할 사람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교회에서 후계자를 키운다고 할 때에 후임 목사가 될 사람을 데려다가 2-3년 비서처럼 일을 시킵니다. 교회 구석구석을 살피고, 담임 목사 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배우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똑똑한 사람이 담임 목사 밑에서 비서 노릇을 2-3년 씩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얼마 안 있어 둘의 관계가 깨어져서 후임자가 떠나거나 , 교회가 분열하는 어려움을 겪는 것을 종종 봅니다.
또 후계자를 비서처럼 취급하면, 일을 잘 배우지 못합니다. 남 뒷바라지를 하며 어깨 넘어로 배우는 것과, 사역을 책임지고 맡아서 배우는 것에는, 효율에 있어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후계자를 키우기 위하여서는 담임 목사 수업을 시켜야합니다. 비서처럼 일을 돕도록 하지 말고, 담임 목사 사역의 일부를 떼어주고 독자적으로 사역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실수할 수 있는 여유도 주고, 이를 통해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사역을 잘 하면 다음에 담임 목사 사역의 일부를 또 떼어주고... 이렇게 하여 담임 목사 사역 영역은 점점 줄어들게 만들고, 후임자 사역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게 만들어서, 은퇴할 즈음에는 자연스럽게 사역을 도맡아 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원칙을 갖고 후임자인 이수관 목사님을 훈련시켜 오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사역을 이관해 왔습니다.
신학교 다닐 때
새로운 삶 개발하여 인도
담임 목사 출타 중에 주일 설교
예비 부부의 삶 개발하여 인도
싱글을 위한 3부 예배 시작하여 인도
신학교 졸업하고 안수 받은 후
담임 목사 6개월 안식년동안 담임목사 대행
교회 차원의 행사 총책 (부서 간의 원활한 협조를 위하여)
수요 설교 전담
담임목사 부재시 행사와 예배를 담임 목사 돌아온 후로 미루지 않고 진행
(주일 방문자 면담, 새교우 환영회, 침례식, 예수영접모임등)
목자가 아닌 교인 결혼식과 장례식 집례
대외적으로 우리 교회를 대표하여 담임 목사 자격으로 참석 (교단 총회, 교단 지방회, 지역 교역자 모임 등)
초원지기 지침서 및 목자 멘토링 프로그램 개발
1년에 한 번 생명의 삶 인도
고등부 부모의 삶 개발및 인도
정식으로 동사 목사로 호칭 시작
싱글 목장 평원지기로 임명 받아 목자일지 검토
담임 목사 부재시가 아니더라도 3부 예배 방문자 면담
신년 초에 받는 가족 기도 제목 중 싱글 평원에 속한 교인들 기도 제목을 놓고 기도
담임 목사가 출타하지 않을 때도 한 달에 한 번 주일 설교 담당
내년에
생명의 삶 1년에 2회 인도 (최 목사는 1년에 1회 인도)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가정 교회 세미나 강의 분담
요즈음 몇 교회들이 저희 교회를 본떠서 후임자를 미리 결정하고 후계자 수업을 시키는 것을 봅니다.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제가 사용한 후계자 수업 원칙을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