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 목녀 서약서에는 목자 내외가 사인하는 줄이 있고, 그 밑에 제가 사인하는 줄이 있습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목자 목녀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약속하고 서명하는 줄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매주'를 '2주에 한 번'으로 바꾸었습니다. 목자 숫자가 170명이 넘으니까 (목자 목녀 합치면 350명 이상) 기도 시간이 너무 길어집니다. 건성으로 기도하게 되는 것 같아서, 목자 목녀를 반으로 나누어 좀 더 정성을 들여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에 등록하고 예수님을 아직 영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는 매일 새벽마다 기도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몇 년이 지나도 예수 영접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는 2년간만 기도해 드리고 이 기간 안에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으면 명단에서 빼려고 합니다. 이런 분들 때문에 다른 기도 제목, 특히 연초에 제출해 주신 가족 기도제목을 위한 기도가 소홀해 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도 대상 숫자를 줄이는 이유는 제가 요즈음 피곤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피곤을 느끼는 이유는 업무량이 많아서보다 수면부족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매일 새벽 기도를 하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저는 부엉이 체질이라 밤에 늦게 자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죽기보다 힘이 듭니다. 하루에 8-10 시간을 자야 잠잔 것같이 느끼던 제가, 지난 15년 간 매일 11시 경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났다는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서울 교회에 부임했을 때에는 새벽 기도는 물론이고, 매주 수요일 밤에 본당에서 홀로 철야기도를 했었는데도 끄떡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이 탓인지 새벽 기도에 조차 피곤을 느낍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저녁 집회나 프로그램이 많아서 항상 수면 부족을 느낍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일어나는 시간을 4시 30분으로 변경하여, 기도를 약간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내서 3 시간을 채웁니다.

이번 주일에는 1주일 휴가를 내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대장에서 폴립(polyp)이 발견되어 몇 개를 떼어 냈는데, 다시 검사를 할 때가 되었다고 합니다. 목요일에 내시경을 찍기 위해서는, 수요일 하루 종일 굶으며 장을 씻어내야 하기 때문에 외출을 못합니다. 그래서 아예 휴가를 내서 일주일간 집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일 주일동안 잠 뿌리를 뽑아보려고 합니다. (화요일에는 연수 목사님 면담과 생명의 삶 클래스가 있어서 정상 근무합니다. 새벽 기도는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