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를 사랑하고, 영혼 구원의 열매가 많은 한 목자에게서 며칠 전에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새벽에 기도하면서 겉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흘러서 썼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목회자인 내가 느끼던 것을 평신도가 같이 느꼈다면 하나님의 음성이 아닌가 싶어서, 본인의 허락을 받고 가능하면 적힌 그래도 여기에 옮깁니다.
“작은 교회 목사님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봅니다. 큰 교회에 대해 원망심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섬겼는데 좋은 프로그램을 찾아 큰 교회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같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로 개척하시는 목사님들의 경우에는 이런 점이 덜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한 명의 잃은 영혼에 집중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교회에는 하나님께서 꼭 필요한 사람, 재정이나 섬김이나 달란트가 있는 사람을 반드시 끼워 놓으셔서 세울 기초를 마련해 두신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개척 교회 목사님들이 ‘원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도’를 해야하는 데 말입니다. 원리를 찾으려고 하지, 실질적으로 전도에 목숨을 걸지 않습니다. 영혼구원을 위해 달려 가고 있다고 말씀은 하시는데 가만 보면 아닙니다.
성도 숫자가 적으니까 말씀이라도 잘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러시는지, 기존에 있는 사람들 모아서 계속 무얼 가르치려 합니다. 제 생각엔 일년에 삶공부 하나, 매일 묵상, 그 다음엔 직접 VIP 만나서 싸우면 성경 말씀이 진짜 말씀이 되어 몸에 들어오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전에 최 목사님께서 거룩한 야망이라는 글을 쓰셨는데요, 그것이 중소형 교회 목사님들께는 마치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생각되서 그런지 야망을 가지지 않으신다는 것이 참으로 많이 안타깝습니다. 목장 수가 15개가 넘어가는 교회에서는 목장의 목원 숫자가 6명쯤 되면 분가할 것에 대비해서 예비 목자 한두명을 키워야 하고, 예비 초원지기를 세워 훈련 시켜서 초원 분가를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원 분가가 안 되더라고 미리 훈련을 받으면 훈련을 받지 않았을 때와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지 못하니까 목장 숫자가 20개가 넘어가면 한 두개가 떨어져 나가고, 그러다가 목장 숫자가 늘어나려 하면 또 다른 목장들이 떨어져 나가고, 결국은 숫적 부흥을 놓치고 마는 것을 봅니다. 안타깝습니다. 목자 한명 세우는게 얼마나 뼈빠지는 일인지 모르는데…
작은 교회는 큰 교회만큼 일정이 빡세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성도들이 밖에 나가서 전도하여 사람을 데려 오도록 하게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데려온 성도들이 중간에 안 떨어져 나가고 자리를 지키게 하도록 끊임없이 고민해야하는데, 성도가 교회를 떠나고 나면 상처 받고, 그것을 추스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많이 봅니다.
사실 교인들이 이유없이 떠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목사님들께서 말 실수를 하셨거나 사람들 관계 조율의 기술이 모자라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개선할 기회로 삼으려 하기보다 떠나간 교인을 비판하거나 혹은 자신의 상처에만 집중해서 끙끙대시다가, 충성심만 간직하자, 이런 식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작은 교회들 중 오래된 교회들은 성도간에 너무 가깝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영입했을 때 끼어들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끼리끼리 만나서 성경 공부랑 기도회만 합니다. 나가서 전도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으니 새신자가 올리가 없고, 새신자가 오더라도 너무 오냐 오냐 해서 제자는 커녕 영적 아기로 머물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라는대로 다 해 주니 어찌 제자가 됩니까? 이런 신자는 잘 삐져서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많으니 악순환입니다.
바로 내 교회 문앞만 나서면 불신자들이 천지로 깔려있습니다. 10명에게 시도해서 단 한명만 건지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고 그 한명이 나중에 어떤 열매를 이룰지 모르는 일인데, 교회 안에서 계속 논리만 따지고 연구만 하는게 답답합니다. 가정교회가 불신자에게 나아가지 않으면 결국 목자도 목사님도 지치고 맙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이고, 전도가 안되는 것인데, 지엽적인 이슈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도 필요하지만, 그러다보면 시선이 핵심적인 것을 떠나서 지엽적인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목사님, 끊임없이 나가서 전도하라고 가사원을 통해 강조해 주시고, 전도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목사님들께 도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부흥하는 목장을 보면 목자 목녀들이 지성을 갖추고 원리를 알아서가 아니라 불신자를 향한 무식하도록 지독한 끈질김과 갖가지 몸부림때문에 성령님이 역사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 원리는 목회자 컨퍼런스나 목회자 세미나에서 제공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원리 공부만 하려 하지 말고 실질적인 전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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