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서울 교회를 담임할 때, 연수오신 목사님들이 꼭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한지 몇 년 안 되었는데도 목자 목녀들이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고, 사역을 내려 놓겠다고 하는데,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은 어떻게 20년 동안 한결같이 목장 사역을 계속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목자 목녀들이 목장 사역에 지치는 가장 큰 이유는 목장 사역이 삶의 전부가 아니고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에게는 목장 사역이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입니다. 서울 교회 이은주 사모가 자신은 목녀 하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것이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의 마음을 대표한다고 하겠습니다.
서울 교회라고 모든 목장이 다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3-3-3 원칙이 서울 교회에도 적용이 됩니다. 목장 1/3이 잘 되고, 1/3이 현상 유지하고, 1/3이 죽 쑵니다. 그러나 목장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에 상관없이, 목자 목녀들에게는 가정교회 사역이 부업이 아니라 주업입니다. 가정교회 사역이 주업이라는 의미는 가정이나 직장을 내팽개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 생활을 목장 사역에 맞추어 조정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목숨을 걸만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 삶의 보람을 맛봅니다. 인생에 대해 공허함을 느끼고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목장 사역이 바로 이러한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목장 사역은 영원한 멸망에 빠질 사람의 운명을 영생으로 바꿉니다. 이들의 운명 변화는 자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영생을 누리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거룩한 삶을 살도록 양육 받고, 바른 삶을 살게 됩니다. 깨어진 가정이 회복되면, 자녀들은 결손 가정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밝은 삶을 살게 됩니다.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은 이러한 큰 그림을 보기 때문에 가정교회 사역에 올인 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목자 목녀가 되지 않았으면 자신과 가족만 돌보다가 흔적 없이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목자 목녀가 되어 이웃의 운명을 바꾸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인 것을 알기 때문에 감사함으로 끝까지 섬기는 것입니다.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은 가정교회가 단순한 목회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주님의 교회를 회복하는 거룩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런 운동에 동참시켜주셨음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자부심을 갖고 사역에 올인 하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 교회 모든 목자 목녀가 다 이런 자세로 사역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또 이처럼 정확하게 사역 동기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목자 목녀들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목장을 직장이나 가정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면 손해를 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늘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먹고 마시고 입는 일상의 문제는 다 책임져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마 6:33). 서울 교회 목자 목녀들이 목장 사역을 우선할 때, 하나님께서 직장 생활과 사업에 개업하셔서, 이 약속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을 삶 가운데 체험합니다. 자녀들을 하나님께서 키워주셔서 이들이 바르게 잘 자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체험들이 목자 목녀들로 하여금 더욱 더 헌신하게 만듭니다.
목자 목녀들을 목장 사역에 올인 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큰 그림을 그려 주어야 합니다. 가정교회 사역이 단순히 목장 식구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회복하는 거룩한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게 해야 합니다. 16세기 종교 개혁은 신학은 성경대로 회복하였지만, 교회는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가정교회를 통하여 교회를 성경적으로 회복하려는 제2의 종교 개혁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담임 목사가 가정교회에 올인 해야 합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 밖의 사역이나 취미 생활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습니다. 그런데, 목사가 올인 하지 않으면 목자 목녀들이 올인 하지 않습니다. 성도들은 담임 목사 헌신하는 만큼만 헌신 합니다.
목회 외의 사역을 사명으로 받은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목회에 올인 하라는 것은, 이러한 사명을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단은 가정교회에 올인 하여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고, 그 후에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라는 것입니다.
담임 목사가 목회를 소홀히 하고 교회 밖의 사역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으면 교인들은 목사님이 자신의 비전을 위해 교회와 교인을 이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한, 목자나 목녀에게서 신약교회를 회복할 정도의 헌신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정교회에 올인 하여 잘 정착시킨 후에 사명을 감당하면, 성도들이 섬김이 몸에 배어 충성스러운 동역자가 되어, 사명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