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자 등록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주보에 올리기 시작한 것은 제가 휴스턴 서울 교회에 부임한 후 수 년이 지난 후 부터였지만, 기신자 등록을 받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제 목회 방침이었습니다. 이유는 건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교회 건축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건축에서 성취감을 맛보시는 목사님들이 있는데, 저는 건축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집 벽에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하는 주제에, 교회 건축이란 공포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휴스턴 서울 교회에 부임할 때에는 건축은 절대 안할 테니 그렇게 알라고 다짐을 하고 왔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성장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건축과 증축을 해야했고, 그것도 세 번이나 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교실을 지었고, 두번째는 교육관을 지었고, 세번째는 본당을 증축하였습니다. 다행히 건축업을 하시는 신실하신 집사님이 계셔서 (박태우 집사) 자기 일처럼 맡아 해주셨기 때문에, 세 번의 건축과 증축을 하는 동안 저는 처음 건축할 때 건축 회의에 딱 한 번 들어가 보고 그 후에는 금식 기도로만 도왔읍니다.
제가 건축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큰 교회당을 건축하고 빚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목사님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갑니다. 기신자 등록을 막으면 건축을 할 필요가 없을텐데, 기신자들을 끌어 모아 교인 숫자를 불리고, 늘어나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큰 건물을 건축하고, 큰 건물 짓느라 지은 빚을 갚기 위해서 기신자들을 더 끌어 모아야 하고… 왜 이런 악순환 가운데 자신을 몰아 넣고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리한 건축은 교회가 본연의 사명을 수행하는데 지장을 줍니다. 특별히 가정교회에서는, 빚이 있으면 기신자 등록을 막는 것이 어렵고, 가정교회 원칙에 충실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교인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야 빚을 갚을 텐데 그러지 못 할 때 못마땅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로님들 앞에서 주눅이 들게 됩니다.
건축이 꼭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해야합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예배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건축을 합니다. 그러나 예배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건축만이 아닙니다. 건축하지 않고서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1부, 2부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1부 예배는 주로 사역자들만이 참석하고, 대부분의 교인들이 2부 예배에 참석합니다. 건축이나 증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2부 예배 참석 인원이 많아져서 예배 공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인들이 1, 2부에 반반씩 참석하도록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건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1, 2부 예배에 반반씩 참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8시 30분에 1부 예배가 있고, 11시에 2부 예배가 있다면 교인들 대부분은 2부 예배에 참석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전 11시에 1부 예배가 있고 오후 1시 30분에 2부 예배가 있다면 교인들 대부분이 1부 예배에 참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8시 30분과 11시 사이에 적절한 1부 예배 시간을 선정하면 1부 예배 참석자와 2부 예배 참석자 숫자가 비슷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는 (1) 1부 8시 30분, 2부 11시 15분, (2) 1부 9시, 2부 11시 45분, (3) 1부 9시 30분, 2부 12시 15분, 세 개의 선택을 주고 교인들에게 하나를 고르라고 했습니다. (1)의 시간 대에서는 다수가 2부를 선택했고, (3)의 경우에 다수가 1부를 선택했고, (2)의 경우에 1부와 2부를 선택한 교인 숫자가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1부 예배를 9시, 2부 예배를 11시 45분으로 정했을 때, 장년 주일 출석이 1,000명이 넘어도 건축 하지 않고 늘어나는 예배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1부와 2부 인원이 같아지게 하려면 예배 시간을 적절하게 선택하여야할 뿐 아니라, 두 예배 내용에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성가대도 1부, 2부 각각의 성가대를 두지 말고 같은 성가대가 한 주에는 1부 예배에서, 다음 주에는 2부 예배에서 똑같은 찬양을 해야합니다. 대표 기도도 같은 사람이 한 번은 1부에서, 다음 번에는 2부에서 해야합니다. 삶 공부 수료식도 한 기는 1부, 다음 기는 2부에서 하도록 해야합니다.
성 베드로 성당 건축이 말틴 루터로 하여금 종교 개혁을 일으키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은 잘 아실 줄 믿습니다. 오늘날도 화려한 건축을 하고 난 다음에 교인 숫자가 늘어날 지는 모르지만, 교회에서 생명력이 사라지고, 목회자가 변질되는 것을 흔히 봅니다.
예배당 건축은 목회의 자랑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기독교 쇠락기에 있는 오늘날에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합니다.
1, 2부 예배가 활성화 되면 교인들에게 연합 교회 1인 1사역을 권유해서 1부 예배 드리고 2부에 봉사하든지, 1부 봉사하고 2부 예배를 드리도록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때 연합 교회 사역이 살아납니다.
자원자들이 많아져서 특별히 교육 부서가 살아납니다. 많은 분들이 주일 예배를 포기하는 것이 싫어서 교사로 자원을 하지 않는데 (사역자들을 위한 1부 예배는 약식이라 은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 이제는 은혜로운 예배도 드리고 교사나 교육 부원으로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주일 학교는 학생도 다르고 교사도 다른 2개의 주일 학교가 1, 2부에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개념을 갖고 해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