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의 삶'은 가정교회 삶 공부에서 필수 과목으로 제공되는 5개의 삶 공부 중의 하나입니다. 목장 모임의 원리는 경건의 삶에서 따온 것이 많기 때문에, 목자가 경건의 삶을 수강하고 나면 목장 모임 인도에 자신이 붙고 사역에 열매가 많아집니다.
경건의 삶은 제가 신학원 다닐 때 제출했던 코스 프로젝트에 기초했습니다.
저는 교육 목사로 헌신하여 목회자가 되했기 때문에 상담이 부전공이었습니다. 부부 상담을 많이 하였는데, 제게는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부부들과 짜인 스케줄에 따라 11번을 만났는데, 상담 받는 동안에는 부부 사이가 괜찮아지는 듯싶다가 상담이 끝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부부 상담에 회의가 들었는데, 당시 덴버 신학원 상담학 교수이며 이 분야에서 많은 책을 저술한 Larry Crabb이 전문 상담가 무용론을 주장해서 제 회의를 더욱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문제 가운데 있는 부부들을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부부 관계를 도울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러한 답답함이 경건의 삶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제가 신학원 다닐 당시 뜨레스디아스라는 3박 4일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후에 삶이 변하였다고 고백하였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저도 참석해 보았는데,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지,정,의,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진정한 영적 성장과 삶의 변화를 위해서는 이 세 분야가 골고루 터치 되어야하는데, 교회에서 이 필요가 균형 있게 채워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적인 면은 성경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터치를 받습니다. 의지적인 면은 교회 사역을 통해 어느 정도 터치를 받습니다. 그런데 정적인 면을 터치해 주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설교, 찬양, 기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터치를 받기는 하지만 충분치가 않습니다. 뜨레스디아스가 인기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정적인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뜨레스디아스는 3박4일을 통해 찐한 경험을 하게는 하지만 지속적이지 못합니다. 지속적으로 정적인 터치를 해줄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 의문이 경건의 삶을 개발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경건의 삶을 개발하게 된 이유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경건 훈련의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해야 한다, 금식해야한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려야 한다, 강조는 하지만,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안 가르쳐줍니다. 이런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때 신학원에서 ‘영성 훈련(Spiritual Formation)"이라는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이 코스에서 사용했던 교재가 현재 경건의 삶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리처드 포스터의 ’영적 훈련과 성장 (The Celebration of Discipline)'이었습니다.
이 책은 기도, 예배, 묵상, 금식, 섬김 등 제반 경건의 훈련에 대해 성경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동안 제가 고민하고 있던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코스에서는 최종 과제로 영성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이때 만들어 제출했던 것이 경건의 삶이었습니다. 저는 경건의 삶을 개발하면서 다음 세 가지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1) 경건의 훈련을 한 번씩 실천해 본다. (2) 내적 치유를 맛보도록 한다. (3) 경건한 생활 습관을 들인다.
첫 번째 목표인 경건의 훈련을 위해서 1시간 기도하기, 32시간 금식하기, 소각식, 세족식 등을 연습해 보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목표인 내적 치유를 위해서 클라스 첫 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것과 슬펐던 사건을 나누게 하여, 자신의 내면을 노출하는 연습을 하도록 했습니다. 나눔의 시간에는 상식적이거나 교과서적인 발언은 금하고 간증과 질문만을 하도록 해서 자신의 속마음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눈 내용을 갖고 반원들과 기도 짝이 기도하도록 해서 지난 날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 목표인 경건한 생활 습관을 위해서, 자신의 생활 습관 중에서 변화를 원하는 영역 하나를 영적 과제로 삼아 매주 반원들이 함께 기도해 주도록 했습니다. 또한 사랑이 추상적인 개념이 되지 않도록 이웃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을 과제로 삼아 매일 적도록 했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적도록 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연습을 하도록 했습니다.
목장 모임은 이러한 경건의 삶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목장 모임을 통해 삶이 바뀌고, 내적 치유를 맛보며, 경건이 생활화 되는 것입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할 때 경건의 삶을 너무 일찍 제공하면 안 좋습니다. 목장이 시작된 후 1년 반이나 2년 지난 후에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빨리 제공하면 경건의 삶의 진수를 맛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삶’ ‘새로운 삶’을 통하여 신앙생활의 기초를 쌓고, 목장 생활을 하면서 거룩한 삶에 대한 갈급함이 생길 때 수강 하면, 수업 내용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경건의 삶을 생활화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