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과 합신에 이어, 합동 교단에서 가정교회에 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본 교단의 헌법에 의한 교회의 표지와 교회 설립의 요건, 교회 직분의 항존직(목사, 장로, 집사)을 부정한 교회 안의 가정교회의 명칭 사용과 신학적 입장 정리”라는 내용으로 교단적 입장에서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총회에 올라와서, 총회 신학부 임원들에게 가정교회를 1년간 연구하여 보고하도록 위촉했답니다.
이미 검증을 마친 고신이나 합신 교단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결과가 내려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런 청원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가정교회에 관한 오해가 아직도 많이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청원 내용 중에, 가정교회가 “교회 직분의 항존직을 부정한다”고 했는데, 이런 것이 오해의 좋은 표본입니다.
목자, 목녀라는 낯선 호칭이 사용되니까 이것이 장로나 집사 직분을 대치하는 것이 아닌가,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목자 목녀는 직분이 아니고 사역이기 때문에 목자 목녀로 섬기다가 그만둔 사람은 더 이상 목자 목녀로 부르지조차 않습니다.
가정교회가 침례교회 시스템이라고 하며 장로교회에 안 맞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도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북장로 교회’라고 부르는 미국 장로 교단에서 (프린스턴 대학을 소유하고 있는 교단으로서, 당시 명칭은 The United Presbyterian Church) 장로와 당회원으로 섬겼기 때문에 잘 압니다.
가정교회는 침례교회 시스템이 아닐 뿐더러, 사실은 장로교회에 제일 잘 맞습니다. 웨스트민스터 고백서에서 장로는 ‘목양과 치리’를 하게 되어 있는데, 사실 오늘날 대부분의 장로교회에서 장로가 치리만 하지 목양을 안 합니다. 목양을 하는 목자가 당회원이 되어 교회를 섬기게 되면 목양과 치리를 둘 다 하는 균형잡인 장로가 됩니다.
기독교 전체로 볼 때에 급속히 교인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이런 추세를 거스를 마땅한 방법이 안 보이는 이때에, 총회 신학부 임원들이 가정교회가 이에 대응할 최선의 방안이라는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합동 교단 목회자들이 가정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고, 가정교회를 시도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가정교회에 관하여 오해를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흔히 듣는 오해를 말씀드리고 간단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가정교회는 전도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아닙니다. 가정교회의 목적은 신약교회 회복입니다. 가정교회에서 전도가 되기는 하지만 신약 교회를 회복한 결과이지, 전도 자체가 가정교회의 목적은 아닙니다.
가정교회는 셀 교회보다 어렵다: 아닙니다. 셀은 철저하게 훈련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렵지만, 가정교회는 가족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습니다. 가정교회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서는 목회자의 삶이 먼저 성경적으로 바뀌어야하는데, 이것이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로 전환 하려면 성가대를 없애야한다: 아닙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없앨 필요가 없습니다. 휴스턴 서울 교회를 비롯하여 많은 교회에서 성가대나 찬양대가 존속되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 존재 목적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하려면 남전도회(선교회)/여전도회(선교회)를 없애야한다: 아닙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하기 위해 전도회(선교회)를 반드시 폐지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목장을 통하여 전도와 선교가 이루어지니까 필요성이 없어져서 자연적으로 폐지되는 수가 많습니다. 폐지되는 경우에는 교단과 협력 사역을 할 때 사역 팀을 형성해서 동역합니다. (예를 들어 목녀들이 팀을 만들어 교단 여선교회와 협력하여 일합니다.)
매주일 밥하는 것이 어렵다: 처음에는 그럴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하여 섬김을 배우고, 물질적으로 채우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게 되면, 친 가족을 위하여 밥 하는 것처럼 목장 식구들을 위해 밥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가정교회를 하면 평신도들이 세력을 형성하여 담임 목회를 어렵게 한다: 아닙니다. 평신도들이 목양을 하게 되면 목양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담임 목사를 더 이해하게 됩니다. 섬기는 리더십이 몸에 배게 되면 담임 목사에게 더 충성스러운 동역자가 됩니다.
급성장하는 가정교회는 없다: 맞습니다. 오늘날 급성장은 대부분 수평 이동에 의하여서 이루어지는데, 가정교회는 수평 이동을 거부하기 때문에 급성장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가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게 되면 불신자 전도에 의한 교회 성장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처음 믿는 교인들은 교회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성장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