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개척 교회 목사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년이 지났는데도 교회가 자라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개척 멤버와 개척 자금이 없이 시작해서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섬기던 교회에서 예배 처소를 마련해 주고, 일정 기간 생활비를 도와주고, 교인들을 딸려 보내주는 호조건 하에 개척해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인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개척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척 목사님들에게 목회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개척 교회 목사님들의 대부분이 부목사나 전도사로 섬기면서, 교인들 심방하고, 프로그램 돌리고, 성경 공부 인도하고, 가끔 설교하는 것이 목회 경험의 전부입니다. VIP를 품고 몸부림치며 기도하고, 이들에게 공격적으로 닥아가서 주님을 영접시켜본 경험이 없습니다. 목회란 영적 전쟁인데 이를 수행해 나갈 야성이 결핍되어 있는 것입니다.
전도 경험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개척한 후에 교회 문을 열어 놓고, 타지에서 이주해 온 기신자나 교회 생활에서 시험받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근처에 있는 대형 교회들도 똑같은 그룹을 대상으로 문을 열어놓고 기다립니다. 이런 교회들은 좋은 시설을 구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세상적인 표현을 빌자면, 게임이 안 됩니다. 경쟁은커녕, 개척 교회를 통하여 예수 믿게 된 사람들조차도 빼앗길 판입니다.
가끔 가다가 교회를 개척해서 부흥시키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일 예배 인원이 급증했다는 뜻). 그러나 얼마 안 있어 교회가 풍비박산이 나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다니던 교회에 불만이 있는 사람, 장로나 안수집사가 되고 싶은 사람, 개척 교회 목사를 통해 자신의 목회 꿈을 이루어보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담임 목사 목회 방침에 동의할 수 없다든지, 담임 목사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주저 없이 교회를 떠납니다. 떠날 때에는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든지, 교회를 휘젓고 떠납니다.
그러므로 진정 교회 개척을 돕고 싶으면 부교역자들에게 장년 목장(가정교회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장년’입니다.)을 맡겨서 목회 실습을 시켜야합니다. VIP를 품고 고민하고, 이들을 섬기며,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돕고, 대행 목자로 키워 분가시키는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합니다. 이처럼 목회 경험이 쌓인 사람은, 교회를 개척하든지, 담임 목사로 부임해 가든지 간에, 비신자에게 전도하여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습니다.
장년 목장은 어린이 사역자, 청소년 사역자, 행정 사역자에게도 맡겨야합니다. 이들이 언제인가 교회를 개척하거나 다른 교회 후임 목사로 가게 될 지도 모르고, 설혹 평생 전문 사역자로 머문다 할지라도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안타까움을 가져야 전문 사역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 교역자들에게 장년 사역을 맡기면 고유의 사역이 소홀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평신도들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목자 목녀로 섬깁니다. 전문 사역자들에게는 교회가 직장입니다. 평신도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목자 목녀로 섬길 수 있다면 부목사도 전문 사역을 하면서 장년 목장을 섬길 수 있습니다. (물론 어린이 목장이나 청소년 목장을 맡아하는 부교역자들은 그 목장 사역에 집중해야하니까 장년 목장까지 맡기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부교역자들이 교인들과 친밀해져서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서 교회를 세우면 어쩌나는 우려 때문에 장년 사역 맡기는 것을 주저합니다. 그러나 가정교회 목사에게는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정교회의 목표는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입니다. 비신자가 구원받아 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교인 숫자를 불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교회 개척도 시키는데 이들이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교회를 세움으로 영혼 구원이 더 잘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할 수 있습니다.
진정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교회 개척을 시킨다면, 목장 경험이 많은 목자들을 가능하면 많이 딸려 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들은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즉시 전도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목자들을 딸려 보내지 못한다면, 적어도 개척 목사님 자신의 목장 식구들과 분가시킨 목장 목자들을 (가능하면 목장 식구들도) 딸려 내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전도의 동역자였던 사람들이 핵심 멤버가 되어 교회를 개척한다면 자리잡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비신자들은 자신이 예수님을 만나도록 도와준 목사를 ‘내 목사’로 생각하고, 예수님을 만나게 된 교회를 ‘내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큰 교회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생기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처음 다니게 된 교회와 그 교회 담임 목사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좀처럼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기반으로 해서 교회를 세워갈 때 시간은 걸리지만 교회가 튼실하게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