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북미 봄 컨퍼런스에서 자주 입에 회자 되었던 말이 “버티면 된다” “끝까지 하자”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며 신기했습니다. 저에게 요즈음 버티기만 하면 건강한 성경적인 교회가 많이 생겨나고, 교계 풍토를 바꾸며, 세상을 변화시키게 되리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정식으로 하여 주소록에 이름을 등재한 교회가 200개가 채 안 되고, 주소록에 이름을 등재했다가 탈락하는 교회들이 생기고, 가정교회 세미나를 주최하다가 자격 미달로 주최를 포기해야하는 교회가 등장하는 상황 가운데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돈키호테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확신이 점점 커집니다.
선교 단체 중의 하나인 조이 선교회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오래 전 이 단체는 외국 선교사들에게 영어를 배우고 싶은 대학생들이 모인 작은 모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큰 선교 단체가 되어 있습니다. 오래 동안 버틴 결과입니다.
조선 말기에 활동했던 선교사들도 자신들의 사역에 열매가 있을지 없을지 몰랐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글을 남긴 선교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세계에서 선교사를 미국 다음으로 많이 파송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오래 버틴 결과입니다.
작게는 우리 교회 중보기도 팀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몇 명의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교회와 목회자를 위하여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목장 모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금요일 목장 모임 마치고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교회에 모여서 기도하였습니다.
이 모임은 책임자가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 다른 사람이 바통을 이어받아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서, 매주일 아침에도 모여서 기도하는 중보 기도 모임이 되었고,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예배 순서를 좇아가며 기도하는 팀들이 생겨났습니다. 오래 버틴 결과입니다.
목장도 그렇습니다. 목장이 목자 목녀 둘만 모이는 침체에 빠졌다가도 VIP를 품고 기도하면서 오래 버티니까 목장 식구 숫자가 갑자기 늘어나서 분가까지 하게 되는 것을 종종 봅니다.
오래 버티면 됩니다.
오래하면 됩니다.
사모님과 목사님이 직장생활을 해 가면서 원형 목장으로 시작한 가정 교회가 원칙을 붙들고 버티니까 이제는 여러 개의 목장으로 구성된 탄탄한 교회가 되어 있고, 계속 버티면 수 년 후에는 건강한 중형 교회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처럼 버틸 수 있는 힘은 신약 교회를 회복시킨다는 자부심에서 나옵니다. 가정교회를 부흥의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교회 성장이 얼른 안 되면 가정교회를 포기하고 다른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그러나 신약 교회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가정교회 하다가 설혹 목회를 말아먹더라도 주님께서 순교로 인정해주지 않으시겠느냐는 뱃장이 생기니까 버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정교회가 아니라 신약 교회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신약교회 회복의 열정이 식어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끝까지 버티면 진정한 교회 부흥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설혹 부흥을 체험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 섰을 때 괜찮은 목회자였다는 인정은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