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축4기둥은 가정교회 핵심 가치입니다. 그런데 많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3축4기둥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3축4기둥를 한꺼번에 적용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3축4기둥은 제가 휴스턴서울교회를 담임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의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을 때, 교안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때까지는 성경 하나만을 붙들고 성경적인 교회를 이루려고 노력해 왔지만,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원칙을 말해주어야 했습니다. 이때 발견해 낸 것이 3축4기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3축4기둥은 “이렇게 하면 가정교회가 됩니다.”라는 매뉴얼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성경적인 교회에는 이런 특징들이 있습니다.”라는 열매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3축4기둥은 방법이 아니고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3축4기둥를 구현하려 하지 말고, 점차적으로 적용시켜가야 합니다.
이것에 성공한 목회자가 청주 사랑의교회 안국철 목사입니다. 안 목사는 순수 가정교회로 개척하여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교회를 부흥 성장시켰습니다. 비결은 가정교회 3축과4기둥을 붙들되, 점진적으로 적용했던 것입니다. 이 경험을 나누어 가정교회로 개척하려는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금년11월부터 사랑의교회가 ‘개척 가정교회 길라잡이’라는 세미나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3축과4기둥을 어떻게 점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제 생각을 나누어 보려 합니다. 이 내용은 제가 많은 개척 교회와 개척 교회 목회자들을 만나면서 듣고, 보고, 관찰한 것에 기초하였습니다.
‘점진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의미입니다. 3축4기둥을 적용해 가는 순서를 단계별로 적어보겠습니다.
I. 가정교회 개척은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1. 첫 단계: 목회자가 성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안국철 목사는 “생명의삶을 살아낸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생명의삶 내용을 내면화 하고, 생활화 하는 것입니다.
생명의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생명의삶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자신이 먼저 실천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라고 했으니까,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웃으시는’ 예수님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고, 삶이 얼마나 변화했느냐 보다 변화하려는 노력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자신과 이웃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계명은 우리들의 유익을 위해서 주셨다는 확신을 갖고, 고난은 하나님의 사람의 표현이라는 것을 믿으며, 하나님께 상급 주실 때 결과가 아니라 신실함을 보신다는 것을 믿고, 기대하는 것 등입니다.
생명의삶이 어느 정도 체질화 되는데 최소한 1~3년 걸릴 것입니다. 목사가 성경적인 사람이 되려 하지 않고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려면 100% 실패합니다.
2. 두번째 단계: 목회자 가정 목장이 세워져야 합니다.
가정교회로 개척하려면 목회자뿐만이 아니라, 사모와, 자녀들도 생명의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특별히 사모는 생명의삶을 살아낼뿐 아니라 남편 목사와 한 팀이 되고 동역자가 되어야 합니다.
개척할 때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사역에 참여할 지는 본인들의 선택에 맡겨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 목장 모임을 가져서, 가족끼리 소통하고, 서로 위로해 주고, 기도 응답 받는 가족 공동체는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3. 세번째 단계: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사람들을 포함시켜 가족 목장을 확대시켜갑니다.
우리 주위에는 하나님을 필요로 하고, 공동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형교회는 이들에게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다해도 프로그램으로 끝납니다.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입니다. 힘 없는 사람, 약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 신음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과 사랑의 표적입니다. 교회 개척은 이러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에 비로소 존재 가치가 주어집니다.
이들이 마음을 여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1년? 2년?). 그러나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회복이 되면, 옛날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VIP가 왔을 때 이들을 돌보아주어서 목회자의 짐을 덜어주고 충성스러운 동역자가 됩니다.
II. 3축도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1. 첫 단계는 목장입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필요를 위해서 교회가 개척되었다면, 하나님께서는 알콜 중독자, 사업에 실패한 사람, 가정이 파탄 난 사람, 우울증에 빠진 사람,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가족 목장의 일원으로 받아드려 사랑하고 섬깁니다.
VIP 목장에서 서둘러 정식 목장 순서를 적용하려 하면 안 됩니다. 여기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1) 초기에는 밥만 같이 먹습니다. (2) VIP들이 어느 정도 적응하면, 나눔 시간을 더합니다. (3) 여기에 적응이 되면,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순서를 더합니다.
모든 순서를 이들의 진보상태에 맞추어야 합니다. (3)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1~3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2. 두번째 단계로 생명의삶을 도입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삶공부를 도입하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생명의삶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제가 산호제 있을 때 생명의삶을 수강한 한 평신도가 중국 선교사로 헌신하여, 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사역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많은 제자들을 키워냈습니다. 그런데 선교 첫 10년은 생명의삶 하나만을 사용하여 제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생명의삶을 가르치는 데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1) 목회자가 말(강의)로가 아니라, 삶으로 보여 생명의삶을 가르칩니다. (2)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사람이 생겨날 때, 개인적으로 만나 생명의삶 공부를 가르칩니다. (3) 교인들이 목장 생활에 익숙해지고, 교인 숫자가 많아지면,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클래스를 모집하여 생명의삶을 인도합니다.
3. 세번째 단계는 주일 연합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교인 숫자가 많아졌을 때 교인들이 함께 모여 예배 드리기를 원하면, 예배 처소를 마련하여 주일 연합 예배를 드립니다. 처음에는 순서를 단순화 해서 회중 찬양을 많이 하고, 설교는 짧게 하고, 중보 기도 시간을 갖는 정도로 마칩니다.
처음부터 가정교회가 잘 정착된 교회 예배 순서를 도입하려 하면 안 됩니다. 예배를 도울 수 있는 은사와 소원을 가신 사람들이 나타나는 대로, 이들을 활용하여 예배 순서를 점점 발전시켜 가야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자랑하는 간증 순서는 일찍 도입해도 좋지만, 무리하게 간증자를 세우는 것은 피합니다.
III. 가정교회 4 기둥도 점차적으로 적용합니다.
1. 첫번째는, 제 4기둥인 섬기는 리더십입니다.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보내주는 VIP들을 헌신적으로 섬겨서 예수님이 보이신 섬김을 실천합니다. 일방적으로 섬기는 이 기간이 꽤 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목회자에게는 생계를 꾸려 나갈 방안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희생적인 섬김을 보고 자란 사람들은 나중에 자신들이 본 그대로, 섬기는 사람이 됩니다.
2. 두번째는, 제 2 기둥인 보고 배우는 제자 훈련입니다.
보고 배우는 데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1) 담임 목회자가 ‘생명의삶을 살아내어, VIP들이 이를 보며 배우도록 합니다. (2) VIP들이 제자가 되고 목자 목녀가 되면, 새로운 VIP들은 이 목자 목녀를 보고 배웁니다. (3) 교인 전체가 생명의삶을 살아내게 되어 이것이 교회 문화가 되면, 새로 오는 VIP들은 자연스럽게 이 문화에 동화됩니다.
3. 세번째는, 제 1 기둥인 영혼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 존재 목적입니다.
지금까지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 존재 목적은 목회자 혼자만이 품고 있었으나, 교인 숫자가 어느 정도 되면, 교회 존재 목적을, 교인들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목적을 위하여 가족 공동체였던 목장을 사명 공동체로 서서히 바꿔가야 합니다. 1:1로 해오던 예수 영접 모임을 공식 모임으로 만들어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생명의삶도 반원을 모집하여 여러 사람들을 모아 인도합니다.
4. 네번째는, 제 3 기둥인 성경적인 사역 분담입니다.
어느 정도 성숙한 목자들이 세워지고 ‘교회’ 역할을 할 수 있는 목장들이 세위지면, 목사와 사모가 하던 사역을 점차적으로 이양해 주고, 이들에게 자치권을 줍니다. 영혼 구원하는데 필요하다면 교회 조직도 만들고, 사역부서도 만듭니다. 담임 목사는 평신도 리더들을 준비시켜 이들이 목양을 하고, 교회를 세우도록 하고, 자신은 기도와 말씀과 리더십에 집중합니다.
이상입니다.
위에 열거한 순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여러 단계가 서로 겹칠 수도 있고, 교회 상황에 따라 순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교회 개척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 내용에 디테일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글을 통하여 다음 세 가지 메시지만 전달 된다면, 글 쓴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 가정교회 개척은 ‘교회’로 시작해서는 안 되고, 섬김과 공동체로 시작해야 한다. (2) 3축4기둥은 교회 상황에 맞추어 점차적으로, 천천히, 구현해 가야 한다. (3) 정상적인 가정교회가 되기 위하여서는 목회자가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하고,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힘들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러한 방향성을 갖고 교회를 개척하고, 이런 단계를 충실하게 따른다면, 튼튼한 관계 위에 교회가 세워지기 때문에 교인들의 충성도가 높고,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10년? 15년?) 영혼 구원을 통해 부흥 성장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청주 사랑의 교회 안국철 목사는 2004년에 내외가 둘이서 가정에서 가정교회를 시작하여 14년 후인 2018년에 첫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다음 해인 2019년에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