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셋 테이프나 CD 밖에 못 본 젊은 세대들은 모르겠지만 연세 드신 분들은 고장난 레코드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손상이 간 레코드판을 틀면 바늘이 노래 중간에 멈춰서 더 나아가지 않고 같은 홈을 빙빙 돌면서 가사 같은 부분을 계속하여 반복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고장난 레코드처럼 마음속에 반복해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불행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너는 못 생겼다.' '너는 쓸모 없는 인간이다' '인생은 허무하다'
믿음 생활에서도 고장난 레코드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 성경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 제 마음속에는 이런 레코드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성경을 쓰신 분이 나쁜 얘기를 썼겠냐, 다 좋은 얘기를 썼겠지.' 예를 들어서 데살로니까 전서 5:16절에서 '항상 기뻐하라'라는 구절을 읽으면, '사도 바울이 슬퍼하라고 말하겠나? 기뻐하라고 말해야지.'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바울이 건성으로 말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았고 그래서 우리에게 이러한 권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때부터 항상 기뻐하면서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그런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관해서도 고장난 레코드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성경 저자가 하나님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미워하거나 무관심하다고 말하겠냐?' 그런데 언제인가 마음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고장난 레코드를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리를 무시하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는 진리를 진심으로 믿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후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반복되는 레코드 소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유에 관해서는, '때가 되니까 난 거야' '심리적으로 낫은 것처럼 느끼는 거야' 이런 레코드 소리와 계속 싸워야합니다. 고난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피치 못할 일을 당했는데, 위로해주기 위해서는 좋은 결과가 얻어질 것이라고 말해주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 고난이 하나님의 섭리에 의하여 주어졌다는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레코드 소리와 싸워야합니다.
고장난 레코드 음성이 녹음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어릴 적에 받은 마음 상처, 장성하면서 형성된 잘못된 논리, 사단의 역사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이 꽃피려면 고장난 레코드를 깨뜨려 부수어야 합니다. 단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진리인 성경 말씀을 무기 삼아 지속적으로 싸워야합니다. 그러나 이 소리를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승리는 반 이상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