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4월 20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이수관 전도사님이 3월 말로 직장을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신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목회자가 되고자 2년 전 사의를 표시했을 때에 회사에서 놓아주지를 않아서 파트 타임으로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직장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학업에 전념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학비 보조만 하였지만 5월부터는 생활비도 일부 보조하게 될 것입니다.
이 전도사님은 전처럼 그루터기 목장 사역과 새로운 삶, 예비 부부의 삶을 인도하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청년들 중심의 3부 예배가 시작되면 예배 전체를 주관할 것입니다 (3부 예배이기 때문에 설교는 제가 맡습니다). 또 상담 코스를 많이 수강하여서 목자님들이 필요할 때에는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전도사님이 우리 교회 부목사가 될지 안 될지, 제가 은퇴했을 때에 후임이 될지 안 될지는 여러분들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이 사실을 전도사님 내외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전도사님은 목회자로 헌신한 것이지 서울 침례 교회 부목사나 후임 목사로 헌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 침례 교회 목회자가 꼭 되어야한다고 하면 강박감이 생겨서 오히려 사역을 못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사실 평신도로 있다가 같은 교회에서 담임 목사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래 생활을 같이 하다보면 너무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선해 보이는 낯선 목사님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랬다가 몰랐던 약점과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교회가 풍지박산이 나기도 합니다.
후임 목사는 전임 목사와 다른 목회를 하여야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지를 알아야합니다. 우리 교회는 독특한 교회입니다. 가정 교회가 그렇고, 한어부와 영어부의 관계가 그렇고, 자녀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런 특징을 모를 때에 모든 것을 마구잡이로 무너뜨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전도사님을 일단은 후임으로 간주하고 훈련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 정년 은퇴 2년 전에 투표를 해서 후임 목사를 결정하도록 할 것입니다. 투표 결과 이 전도사님이 후임자가 되지 않는다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른 교회에 가서 목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전도사님이 저와 너무 비슷하다고 탓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이 전도사님이 나보다 낫은 점이 많습니다. 설혹 비슷하다 해도 저 같은 목사를 찾는 교회도 많습니다. 이 전도사님이 아닌 분을 후임자로 모시기로 하면 저는 청빙 과정에 전연 간여하지 않고 모든 것을 교회에 일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