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3월 09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저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아무개 아무개인데요. . . ' 자신없게 전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랬다가 제가 본인 성명 뿐만이 아니라 신상에 관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랍니다.
저는 등록 교인의 이름을 거의 다 기억합니다. 가족 기도 제목, 헌신 기도문, 특별 기도 제목을 놓고 새벽마다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서울 침례 교회에 부임하였을 때에 인기(?)가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성도님들의 이름을 잘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름이 저절로 기억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을 합니다. 처음 부임해서는 가족 기도 제목을 제출할 때에 가족 사진을 첨부하도록 요청해서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름 기억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대화 중에 집사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서 말을 더듬을 때가 있습니다. 대화 중에 성도들이 거론되면 이름은 기억하겠는데 생긴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새벽 기도할 때에 컴퓨터를 본당에 갖고 갑니다. 방문자와 교인들의 사진이 입력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방문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는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이름을 익힙니다. 등록 교우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는 얼굴이 생각나지 않을 때에 들여다봅니다.
대형 교회 목사님들 가운데에는 교회가 커져서 자신의 교인조차 알아보지 못하겠다고 한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담임 목사가 교인들의 이름을 다 알아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약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였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 백성을 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름을 기억하느냐 못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백성들이나 교인을 잘 돌보느냐 안 보느냐가 문제입니다. 모세는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을 세워서 백성들을 돌보도록 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목자, 초원지기를 세워서 성도들을 돌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교인들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교인 모두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교인들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성도들은 단순한 '교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자녀 하나 하나를 개인적으로 아시듯이 저도 성도 한 분 한 분을 개인적으로 알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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