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4월 14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침례 받을 분들이 많아서 요즈음은 성찬식이 있는 주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주일 침례를 주고있습니다. 예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한 주일에 8명으로 침례 받는 사람 숫자를 제한하다 보니 침례식을 자주 갖게 되었습니다.
침례식은 엄숙한 예식이지만 뒤에는 우스운 얘기들도 있습니다.
'목사님, 제가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빠뜨리지 않을 자신 있으세요?”내 팔이 빈약해 보이는지 근심스럽게 물어보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사실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물에 부력이 있기 때문에 내 팔에 실리는 무게는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몸무게 나가는 사람보다 키 큰 사람이 오히려 어렵습니다. 침례탕이 작아서 물에 들어갈 때 머리가 탕 벽에 닿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 큰 분들에게는 무릎을 살짝 굽혀달라고 성례 사역 부장이 미리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키가 컸던 한 분은 긴장한 탓인지 제가 물 속에 담그는 데도 무릎을 굽히지 않고 뻣뻣하게 펴고있었습니다. 뒤통수가 침례탕 벽을 치게 생겼습니다. 눕히는 방향을 대각선으로 살짝 바꾸어서 머리가 탕 언저리에 부딪치는 불상사는 간신히 면했지만 진땀이 났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한 자매님이 죽을 각오를(?) 하고 침례 받기를 결심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침수 직전에 물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났습니다. 잡고 있던 내 손목을 놓고 탕 옆 언저리를 잡고 물에 안 빠지겠다고 허우적대는데, 어찌나 당황했는지 지금도 어떻게 침례식을 마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침례 예식 때에 초자연적인 경험을 하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한 여자 의사 분은 침례탕 층계를 걸어내려 가면서 보니까 교회당 안 벽을 천사들이 뺑 둘러서 있더라고 했습니다. 만성 고질병이 침례를 받고 난 후에 깨끗이 사라졌다는 분들도 상당 수 있습니다.
침례식이 형식적으로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3위 일체 하나님의 관계와 구원의 확신을 침수 직전에 점검합니다. 이때에 '아멘!'으로 대답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지 전능하신 하나님이 자신의 아버지가 되었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진 그리스도가 인생의 주인이 되었고, 그리스도를 죽음에서 살리신 성령께서 자신 안에 거하신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 것입니다.
이러한 감격의 침례식은 아무리 많이 베풀어도 하나도 힘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