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담임목사가 되더라도 가정교회를 안하겠다고 하는 가정교회 부목사들이 많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한국 컨퍼런스에서 갖는 5겹줄 기도회에서는, 부목사 조가 가정교회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더 놀랐습니다.
그래서 지난 봄 한국 컨퍼런스에서는, 부목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바르게 가이드 할 수 있는 지역 목자나 부목사를 조장으로 세웠는데,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부목사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5겹줄 기도회 때 밖에서 서성대는 목사들이 많았었는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별로 눈에 뜨이지 않았습니다.
부목사들이 가정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담임목사가 원칙대로 가정교회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칙대로 하지 않으니까, 신약적인 파워가 나올 수 없고, 열매 없는 사역을 하면서 피곤해 하는 목자 목녀들을 보면서 자신은 가정교회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부목사들이 가정교회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담임목회자가 배려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하려면 교회 존재 목적(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과 상관없는 프로그램은 정리해 주어야 하는데, 이전과 똑같이 심방도 하고, 프로그램도 돌리면서 목장 사역을 하라고 하니, 과부하가 걸려 가정교회에 정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부목사들은 가정교회의 장래입니다. 언제인가 담임 목회자가 될 사람들인데, 이들이 가정교회에 대해 부정적이면 가정교회는 장래가 없습니다. 이들을 다음 세대 가정교회 지도자로 키워야 합니다.
신약교회 회복의 동역자로 부목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담임목사가 가정교회를 원칙대로 해야 합니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담임목사는 교인들에게도 실망감을 심어 주지만, 부목사들에게는 더 큰 실망감을 안겨 줍니다. 이들은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통해 신약적인 교회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정교회 4번 째 기둥, 즉 남을 성공시켜 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가정교회 목사들이 목자 목녀에게까지는 성공시켜 주는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부목사에게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섬기는 리더십은 대상에 상관없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부목사들을 고용인이나 비서 정도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성공시켜 주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교육담당 전문 사역자이면,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하게 사역을 잘 하고, 주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목사들에게는 반드시 장년 목장을 맡겨야 합니다. 큰 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던 사람들이 담임목사로 부임하거나 교회를 개척했을 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목회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VIP를 품고 기도하며, 이들을 섬기며, 예수님을 영접시켜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육을 비롯하여 전문사역을 하는 부목사들에게 장년 목장을 맡겨서 목자의 심정을 체득하게 하고, 구령의 기쁨을 맛보도록 해야 합니다. 평신도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목장 사역을 한다면, 부목사들도 전문 사역을 하면서 목장 사역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부목사들이 목장 사역을 잘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신도들을 활용해서 전통교회에서 부목사가 하던 일을 많이 이양해 주고, 부목사에게는 삶 공부를 인도한다든가, ‘성도를 온전케 하는’, 목회자로서의 사역만 맡겨야 합니다.
또한 재정적인 배려도 해 주어야합니다. 부목사들은 간신히 생활을 영위해 나갈 정도의 사례금밖에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평신도들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목장을 섬겼을 때, 마태복음 6:33에 약속된 대로 하나님께서 직장생활에 복을 주셔서 일상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것을 경험하지만, 부목사들에게는 이런 경험을 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목장 사역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교회에서 약간이라도 재정적인 보조를 해 주어야 합니다.
부목사 쪽으로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담임목사가 부목사에게 종이 되는 리더십을 발휘하듯이, 부목사도 담임목사에게 종이 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담임목사가 목회에 성공하도록 보필하는 것을 사역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좋은 주인뿐 아니라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순종하되, 주께 하듯 하라고 성경은 명합니다(벧전 2:18). 담임 목사에게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주님처럼 섬겨야 합니다.
부목사로 있는 동안 담임목사에게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기 바랍니다. 담임목사의 결정이 틀린 것 같아 보여도, 부목사이기 때문에 못 보는 면이 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비판하지 말고 배우십시오. 담임목사가 분명히 잘못했다고 생각되면 반면교사로 삼아서 자신은 나중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십시오. 그리고 잘못된 결정이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얻어지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좋은 팔로워가 좋은 리더가 됩니다. 제가 부목사였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담임 목사님을 성공시켜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제 담임목회를 축복해 주시고, 저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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