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프랑크 로바흐(Frank Laubach)가 저술한 “한 현대 신비주의자의 편지(Letters by a Modern Mystic)”를 읽고 있습니다. 이분은 필리핀에 선교사로 있으면서 1935년에 문맹 퇴치 운동을 시작하여 6천만 명의 필리핀 사람들이 자기 언어로 글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이 운동은 세계적으로 펼쳐졌고 이를 위한 단체도 속속 만들어졌습니다.

이분은 하나님과 깊은 교제 속에 살기를 소원했습니다. 매 1분마다 최소한 1초 이상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려고 애를 썼고, 아무리 사소한 일상적 일이라도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 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런 훈련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나 진보가 있을 때 어떤 기쁨을 맛보는지, 일기체로 적어 놓은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세상일을 하자면 집중이 안 될 것 같지만, 인간은 평소에도 두세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면서 살기 때문에,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일해도 지장이 없다고 이분은 주장합니다. 수도사처럼 은둔 생활을 한 사람이 아니라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 많은 일을 하면서 살았던 분의 말이라 설득력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쉬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범사에 감사하십시오(살전 5:16-18).” 저는 이것을 “가능하면 기쁘게 살고, 기도 많이 하고, 무슨 일에든 감사해라”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도 바울이 이런 명령을 하였을 때에는 문자 그대로 매순간을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살라고 했던 것인 아닌가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나름대로 하나님과의 교제 가운데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교회로 운전하며 오는 내내 기도하고, 누구를 면담하거나 상담하기 전 10-20분, 설교나 삶 공부 인도 직전 20분, 또 일상 가운데 수시로 기도를 하지만, 아직도 하나님과의 교제가 간헐적이고, 좀 더 지속적인 교제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주보 사이에 넣어드리는 별지에 ‘오늘의 결단’이라는 칸을 만든 이유도, 좀 더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자는 것입니다. 성도님들은 설교를 들으면서 계속 하나님께 질문을 던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이 말씀이 저에게 주시는 말씀입니까?” 그러다가 자신을 향한 말씀이라고 생각되면 이에 합당한 결단을 공란에 적습니다. 그리고 침묵의 기도 시간에 이 결단을 구체화 시키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매주일 새로운 결심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낄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하고 있는 것을 잘하라고 말씀해 주시는 수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 계속 잘하겠다는 약속의 내용을 적고 기도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