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제가 27세, 아내가 24세 때에 결혼을 했습니다. 유학생 가난한 시절이라 새 양복을 사입거나 웨딩드레스를 맞추지 못하고 저는 평상시에 입던 양복, 아내는 일반 드레스를 만들어 입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던 곳이 아니고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모시고 있는 친척이 거주하는 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탓에 친척들과 아주 가까운 친지 몇 명만이 하객으로 참석하였습니다.

당시 대학원생들 틈에서는 우리가 일찍 결혼한 축에 속했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딸에게도 일찍 결혼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까지는 그룹 데이트를 하고, 3학년이 되면 개인 데이트를 해서, 대학교 졸업하면 즉시 결혼하라고 했습니다. 아들 딸 모두 제가 바랐던 대로 대학교 졸업하고 거의 금방 결혼을 하였습니다.

요즈음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입니다. 사회적으로 모든 것을 갖춘 다음에 결혼하겠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갖춘 후에 결혼하는 것보다, 갖춘 것이 없을 때 서로의 가능성을 보고 결혼하여, 더불어 인생을 꾸며가는 것이 더 의미 있고 보람되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한다는 것은 부모를 떠나서 독립적인 개체가 된다는 뜻이니까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 안 되겠지만, 부모 쪽으로는 미혼으로 있을 때 돕는 만큼만 결혼 초기에 도우면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과 과부들을 향해 성욕을 억제할 수 없거든 결혼하라고 권합니다(고전 7:8~9). 결혼이 성욕을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냐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이처럼 실질적이고 현명한 조언이 없습니다. 싱글들의 나이가 성욕이 왕성할 때입니다. 많은 싱글들이 성적인 유혹 앞에 무너지는 것은 싱글로 머무는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미혼 여성들 가운데에는 소위 ‘필’(사랑의 feeling)이 꽂혀야 결혼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의 핵심은 감정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2~3년 정도 되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연애도 2~3년 지나면 짜릿함이 사라지고, 결혼생활도 2~3년 되면 감격이 사라집니다. 이런 후에 결혼 생활을 지탱해 주는 것이 변치 않고 사랑하겠다고 맹세한 하나님 앞에서의 약속입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꽃피워주고 싶은 여성을 발견하거나, 힘껏 도와서 성공시켜 주고 싶은 남성을 발견하면, 길게 시간 끌지 말고 빨리 결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