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6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미군 부대 안에 PX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미국 군인들과 가족들을 위한 일종의 슈퍼마켓입니다.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물건값이 쌉니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에는 미국 물건이 귀해서 미국 군인을 통해서 PX에서 물건을 구입하든지 아예 훔쳐다가 비싼 값을 붙여 파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불법입니다.

권사님 한 분이 있었습니다. PX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숨겨놓고 파는 가게를 하였습니다. 어느 날 이 분이 간증을 하였습니다.

제보를 받고 미국 헌병들이 가게에 들이닥쳤습니다. PX 물품은 가게 뒤편에 감추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헌병이 웬일인지 다른 곳은 다 뒤지면서 그곳만은 안 뒤져서 압수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말하며 간증을 마쳤습니다. 과연 하나님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발각되지 않았을까? 의로우신 하나님이 부정을 방조하셨을까?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의아하게 생각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가끔 이런 식의 간증을 듣습니다. 범법 행위를 하고 적발되지 않은 것이 하나님의 도움 때문이라는 식의 간증입니다. 본인은 하나님이 정말 도와주셨다고 믿어서 그러겠지만 이런 식의 간증이 얼마나 하나님의 명예를 실추시키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불의를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분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은 나라 법을 지켜야합니다. 나라 법이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악법은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 땅에서 탈북자들을 감추어주는 것은 나라 법에는 어긋나더라도 크리스천으로써 마땅히 하여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당한 나라 법은 지켜야합니다. 정당한 법을 어기는 것은 사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자는 이기심의 발로요, 하나님께 의지하는 대신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하나님에 대한 불신의 표현입니다.

미국의 법은 비교적 공정합니다. 미국에 사는 크리스천들은 나라 법을 지켜야합니다. 법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법 안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여야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권세를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요, 거역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롬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