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로 전환에 실패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가 담임 목회자가 가정교회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교회에서 사용되는 교회 운영 조직이나 방법이 성경에서 시작되기는 했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이론과 관행이 끼어 들어 성경과 많이 멀어져 버렸기 때문에, 전통 교회를 성경적인 교회로 되돌리는 데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데, 담임 목사가 외부 사역이나 교회 프로그램을 정리하지 않고 가정교회를 도입하기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가 분산되어 가정교회를 정착시키는 데 실패합니다.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것 중의 하나가 교회당 건축입니다. 담임 목사의 관심과 에너지를 빼앗아 갈 뿐 아니라, 건축 빚을 갚자면 헌금이 아쉽기 때문에 기신자들 등록 거절을 못하게 되어 이들 관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VIP 전도는 안 되고 가정교회가 뿌리를 내리지 못해 좌초하거나 소그룹으로 변질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정교회는 건축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회당 건물만 잘 지어 놓으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건축을 하면 안 되지만, 쾌적한 예배와 교육 환경을 만들어 놓을 때 VIP 전도가 더 잘 될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지고 재정적으로 지나친 무리가 없다면 교회당 건축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존하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우선이고 교회당 건축은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합니다.
예배 공간의 부족은 실제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일 2부 예배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회에 1부와 2부 예배가 있는데 1부 예배 자리는 텅 비고 2부 예배 자리는 넘쳐납니다. 교인들이 1부와 2부 예배에 반반씩 골고루 참석한다면 건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게 하면 1부와 2부 참석 인원을 동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예배 시간을 조절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교회에서 1부 예배를 9시, 2부 예배를 11시에 드리는데, 1부 예배를 오전 11시에, 2부 예배를 오후 1시에 드리기로 한다면 어느 쪽 예배 인원이 더 많게 될까요? 당연히 1부입니다. 그렇다면 9시와 11시 중간 시간대, 즉 10시에 1부 예배를 드리고, 12시에 2부 예배를 드린다면 어느 쪽 예배 인원이 더 많을까요? 거의 반반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1부가 더 많으면 1, 2부 시작 시간을 15~30분 앞당기고, 2부가 더 많으면 15~30분 뒤로 늦추면 반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부나 2부 한 쪽에 교인들이 몰리지 않도록 하려면 1, 2부 예배 내용이 똑같아야 합니다. 휴스턴서울교회 예를 들자면, 한 안수집사님이 1부 예배에서 대표 기도를 했으면, 다음 주일에는 2부 예배에서 합니다. 찬양대가 1부에 했던 찬양은 다음 주일에 똑같은 것을 2부에서 합니다. 1부에서 생명의 삶 졸업식을 가졌으면 다음 학기에는 2부에서 갖습니다.
1부와 2부 예배에 교인들이 반반씩 참석하게 되면 연합 교회 사역이 활력을 얻습니다. 특히 교육부가 활성화 됩니다. 1부 예배 드리고 2부에 봉사하든지, 1부에 봉사하고 2부에 예배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교인들은 1부 예배 시작 시간에 맞춰 와서 2부 예배 마치는 시간까지 교회당에 머물러 있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기 때문에 ‘가정교회 1사역, 연합 교회 1사역’이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정교회로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에도, 건물 구입 때문에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데 집중해야 할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많은 개척교회 목사님들이 개척 자금으로 예배당을 구입하는데, 그 돈으로 널찍한 공간을 가진 아파트를 구입하여 원형 목장을 시작하고, 주일에는 근처 가정교회 목사님에게 부탁드려 그분 교회당에서 오후나 저녁에 예배 드리는 것이 더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교인 숫자가 많아졌을 때 예배당을 구입하면 재정적인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비슷한 사이즈의 작은 교회들이 모여서 예배 처소를 공동 구입하여 각각 독립된 교회로 존재하되 목사님들이 설교를 돌려 하며 주일 연합 예배는 함께 드리든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정해 각자 예배를 드리는 것도 예배당 구입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예 건물을 구입하지 않고, 그 지역 가정교회(호스팅 교회)에 인턴 교인이나 인턴 목사로 들어가서, 예배당을 구입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이 생길 때까지 호스팅 교회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제가 보기에는 최선입니다. (인턴 목사는 헌금 봉투는 색깔을 달리해서 자신의 교인들이 바친 헌금은 자신의 교회에서 사용하고, 목장 모임과 삶 공부는 자신들의 교인들과 함께 자체적으로 갖습니다.)
교회 존재 목적이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이고, 주일 연합 예배의 목표는 결단하고 결신토록 하는 것이라면(가정교회 세 축 원리), 개척교회는 목장과 삶 공부에 집중하고, 연합 주일 예배는 영혼 구원에 지장 받지 않도록 창의적으로 드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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