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는 성경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합니다. 성경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아니라면 아닌 줄 알고,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가정교회에서는 ‘단순한 성경 해석 방법’을 추구합니다. ('생명의 삶'을 통해 이것을 연습합니다.) 특정 신학에 매여 성경의 의미를 왜곡시키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한 성경 해석’은 ‘문자주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역사적인 서술이면 역사적인 사실로, 시면 감정을 표출한 시가로서, 상징적인 표현이면 상징으로, 비유로 말했으면 비유로 받아드립니다. 그래서 성경을 기록한 저자의 의도를 발견하는 것을 해석 목표로 삼습니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성경이 기록된 언어와, 당시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말씀 사역자’인 목사에게는 신학 교육이 요구 됩니다.
성경 쓰신 분의 의도를 발견한 후에 이 진리를 현재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약의 계명을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가? 신약 시대 성도들은 구약의 계명을 모두 무시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는 지켜야 하는 것인지? 후자가 맞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지? 구약의 계명 중에서 종교의식에 관한 것은 안 지켜도 되고 도덕법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예를 들어서, 안식일은 종교법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아니면 도덕법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신약을 오늘날의 삶에 적용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예배드릴 때에 베일을 쓰라고 했는데 지금도 베일을 써야 하는지(고전 3:3-15)? 여성들은 교회에서 가르치지 말라고 했는데 (딤전 2:12) 여성들이 교회에서 가르치는 사역를 전적으로 금지해야 하는지?
이러한 성경 해석과 적용에 관해 도움이 될 도서를 다시 한 번 추천합니다. 얼마전 원장 코너, "동성애를 보는 성경적인 관점" <7.17.2015> 에서 소개했던 ‘Slaves, Women and Homosexuals (William J. Webb 저)’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구속사적 발전(redemptive movement)’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성경 해석 원리를 제시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불변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해라’ 등이 이런 범주에 속합니다. 이런 계명은 구약 시대이건, 신약 시대이건, 오늘날이던, 시대를 초월하여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또한 상황적인 계명을 주셨습니다. 역사적 상황 가운데 필요해서, 지킬 수 있을 만치만 주셨습니다. 상황적인 계명은 구약에 등장하는 계명이 신약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입니다.
노예제도가 상황적 계명의 예입니다. 미국에서는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북쪽과 이를 지지하는 남쪽이 남북전쟁을 일으켜 62만 명의 전사자를 내었습니다. 이때 남부 크리스천들이 목숨을 걸고 노예 제도를 수호했던 이유는 노예 제도가 성경적이라고 믿은 탓도 있습니다. 구약에서 노예 제도를 인정했고, 신약의 사도 바울도 노예 제도를 인정했기 때문에, 노예제도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구약 성경에 기록된 노예 제도에는 ‘구속사적인 발전’을 볼 수 있습니다.
노예 제도는 구약에서 이미 주위 문명에 비교하여 구속사적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변 국가에서는 노예를 재산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학대하거나 죽여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노예 제도를 허용하시기는 했지만, 인간적으로 대우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안식일에는 종들도 쉬도록 하라 하셨고 (신 5:14), 여종을 실명시키면 종의 신분에서 해방시키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출 21:26).
신약 성경에서는 더 큰 구속사적 발전을 볼 수 있습니다. 노예 제도를 여전히 인정하지만 이들을 형제 자매로 받아 드렸고(몬 1:16), 주의 심판 날에 종과 상전이 동등하게 심판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엡 6:8).
노예 제도는 상황적 계명입니다. 그러므로 구약과 신약에서 노예제도를 허락했으니까 오늘날도 노예제도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잘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은 신분 차이가 없는 세상을 이루는 것입니다 (골 3:11). 그러므로 이 목표를 향해서 가야 합니다.
예수님도 구속사적 발전에서 성경을 해석하셨습니다. 예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이혼에 관해 예수님에게 도전하였습니다. 모세는 이혼 증서를 써주면 이혼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예수님은 의견은 어떤가 고 물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이혼 증서를 써주라고 한 것은 당시 상황에서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과도적인 조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부는 한 몸이기 때문에 이혼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19:3~9).
‘Slaves, Women and Homosexuals’은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속사적 발전(redemptive movement)’이라는 용어만 기억해도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