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화)에 휴스턴을 출발하여 지금 서울에 짐을 풀었습니다.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 목자 목녀로 섬기던 김홍근/김은미 내외가 가구가 딸린 전세집을 구해주어서 묵고 있습니다.
김홍근/김은미 목자 목녀는 싱글들을, 많이 모일때는 50-60명까지 매주일 집에 불러 음식을 대접하며 17년을 섬겼던 전설적인 존재입니다. 3년 전 한국으로 이주해왔는데 제가 은퇴 후 1년간 휴스턴을 떠나 있을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서울 한 복판에 전세집을 구해 놓고 우리를 초청했습니다.
무역업을 시작할 때 사무실 하나와 팩스 머신 하나밖에 없었는데 목장이 부흥하는 것에 비례하여 사업체가 성장을 하였습니다. 목장 인원이 많아지면 그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집으로 하나님께서 이사하게 해주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하여 저희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고향이 서울입니다. 지난 42년간 미국에서 살았는데, 고국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경험하며 1년을 지낼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얻어준 아파트가 인왕산 기슭에 있어서 문만 나서면 인왕상 등산이 가능합니다. 또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고 있어 엘레베이터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마트가 있고, 스타벅스 커피숍이 있고, 휘트네스 센터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해보지 못한 별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삶에 적응이 잘 안 됩니다. 한국 생활에 적응이 안 된다기보다 은퇴에 적응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20년 동안 반복되던 일상이 없어지니까 공중에 붕 뜬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가정 교회 목회자를 위한 중보기도도 시작하고 일상을 세워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한국 첫 집회인 부산에 있는 진목 교회 (전영욱 목사)에서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김홍근 김은미 내외가 목자 목녀로 섬기고 있는 서울 다운 교회 예배에 참석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고 싶어서 등록 헌신하겠다고 앞으로 걸어나갔더니, 이경준 담임 목사님이 거북해 하셨습니다. 성실한 교인이 되고 싶다고 기도 제목을 적었는데, 아무래도 좋은 교인이 못될 것 같습니다. 진목교회에서 개최되는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를 기점으로 해서 바쁜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다운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몇 번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은퇴를 하면 시간 여유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내년 8월까지 주말 몇 번을 빼고는 세미나, 컨퍼런스, 부흥집회로 집회 일정이 이미 다 차버렸습니다. 미국을 세 번 방문하고, 영국, 호주, 중국, 동남아 등을 방문하다 보니까 한국에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은퇴를 했으니까 시간이 있으리라 싶어서 부흥 집회를 부탁한 목회자님들에게 죄송합니다. 1년의 안식 기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라도, 1년에 절반 정도는 한국에 있는 교회를 돕는데 쓰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지역 모임을 모두 방문해 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부흥집회를 인도하게 될 교회 담임 목사님들에게는 집회 직전이나 직후에 지역 모임을 스케줄 하여서 지역 식구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 외의 지역들은 만나는 것을 뒤로 미루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