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예배를 전통 예배와 열린 예배로 구분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열린 예배’는 영혼 구원의 열정으로 마음이 뜨거운 목사님들, 특히 빌 하이벌 목사님(윌로우 크릭 교회)이나 릭 워렌 목사님(새들백 교회) 같은 분들이 불신자들이 거부감 없이 드릴 수 있는 구도자 중심의 예배 (Seeker-sensitive worship)를 드림으로, 많은 교회들이 이를 도입하게 되었고 한국에서도 열린 예배라는 이름으로 드려지는 것 같습니다.
열린 예배는 주로 찬양과 설교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뜨겁게 찬양하여 마음이 열리도록 한 후에 복음 메시지를 듣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에 도입이 될 때 불신자 전도라는 정신은 상실되고 예배 형식만 도입된 것 같습니다.
불신자 전도라는 핵심 가치가 상실이 되니까, 열린 예배가 가톨릭 화 되는 것 같습니다. 가톨릭의 예배에서는 사제들이 예배를 진행하고 회중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합니다. 많은 열린 예배에서 워십 리더들만 찬양하지 회중들은 거의 입만 오물오물합니다. 만일 갑자기 앰프를 꺼버리고 앞에 워십 리더의 목소리가 안 들리게 하면 회중 찬양 소리는 개미소리만할 것입니다. 가톨릭의 사제 역할을 워십 리더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미국에서는 열린 예배에서 전통 예배로 옮겨가는 추세가 보입니다. 열린 예배가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하다 보니까, 하나님의 초월성이 무시되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무시되었던 성찬식을 되살리고, 사도신경을 암송하기도 하고, 현대 찬양 대신에 고전적인 찬송을 부르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예배에서는 하나님의 임재와 초월을 둘 다 경험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주일 예배 전에는 오르간 반주를 하여 회중들이 예배당에 들어오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대신 하나님께 기도하도록 합니다. 축도 후에도 침묵 가운데 퇴장하도록 합니다. 어른(하나님) 앞을 떠날 때 조심스럽게 조용히 퇴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찬양대 찬양 후에 제가 코멘트를 삼가고, 예배를 돕는 사람들이 실수를 하여도 언성을 높이거나 나무라지 않는 이유도 어른 존전에 있다는 의식 때문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합니다. 회중 찬양을 많이 해서 회중들이 직접 하나님께 찬양 드리도록 합니다. 반주도 피아노만 사용하든지 오르간을 사용하여 회중들의 목소리가 악기나 찬양 인도자의 목소리에 묻히지 않도록 합니다. 통성 기도를 넣어 회중이 하나님께 직접 간구하도록 하고, 설교 후에는 침묵의 시간을 가져서 하나님이 음성에 귀를 기울이도록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는 열린 예배는 열린 예배가 아니라 시끄러운 예배가 되고, 하나님의 임재가 없는 전통 예배는 거룩한 예배가 아니라 죽은 예배가 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1년에 한 번 예배를 위한 기도 요원을 모집합니다. 이들은 예배 전 10-20분에 와서 예배 순서를 놓고 기도합니다. 그 시간에 다른 사역을 해야할 분들은 집에서 기도하고 와도 됩니다. 또 수요일과 토요일 기도회로 모였을 때에 빼지 않고 주일 예배를 위하여 다 같이 통성으로 기도합니다. 저는 주일 새벽에 교회에 나와 20분간 주일 예배 순서를 놓고 기도합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가정 교회로 전환한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드리면 은혜가 됩니다. 예배 형식은 어떤 교회는 열린 예배에 가깝고, 어떤 교회는 전통 예배에 가깝지만, 동일한 은혜가 있습니다. 성도들이 1주일 간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목장 모임에서 그러한 삶을 나누고 모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예배에 관해 논의할 때 예배 형식을 갖고 논쟁을 벌이는데,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노력이 없이 모여 드리는 예배는, 전통 예배건 열린 예배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지 못하는 형식적인 예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