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목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분통 터지게 하는 오바마의 Dhimmitude”이었습니다. (Dhimmitude는 회교도 국가에서 기독교인을 포함한 타종교인들을 차별화하는 법) 이메일에서 이분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건강보험제도를 막지 못하면, 미국은 순식간에 모슬렘 국가로 변화되는 기가 막히는 혁명적(?)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그리고는 느낌표가 많이 들어간, 영어로 된 긴 기사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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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이 생겨서 좀 더 사실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달랐습니다.
새로 시행될 건강보험법에 의하면 앞으로 미국 거주자는 의무적으로 건강 보험에 들어야합니다. 그런데 이 의무를 면제해 주는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것이 신앙적인 이유로 보험을 사지 못하는 회교도들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배려이며, 이 혜택을 노리고 많은 사람들이 회교도로 전향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조사를 해보니까 회교도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보험을 사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이 예외 조항은, 사회보장 세금(Social Security Tax)을 안 내고, 대신에 메디케어를 비롯한 정부 혜택도 거부하는 아미시(Amish), 퀘이커 등 소수 기독교 그룹들을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선동이 나쁘지만 예수님 이름으로 선동하는 것은 특히 나쁩니다. 십계명의 세 번째 “주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 한다”와 아홉 번째 “너희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지 못 한다”라는 계명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살아서 그러는지 사람들이 생각을 않으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선동적인 말에 쉽게 넘어가고 흥분합니다. 천안함 사태에 관한 정부 보고를 믿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30%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다른 시나리오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럴 거다”라는 루머만 난무합니다.
광우병에 관한 루머가 한국을 휩쓸 때에도, 우리 교회에서 예수 믿고 귀국한 한 청년이, 천주교 사제들은 국가 위기를 당하여 데모를 하는데 개신교 목사님들은 왜 가만있느냐고 분개해서 이메일을 보내온 적도 있습니다.
우리, 생각 좀 하면서 삽시다. 흥분되는 뉴스를 접하면 숨을 한 번 깊이 들이마시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일단 확인해보십시다. 아니면, 사악한 사람들에게 이용당해 꼭두각시놀음만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제 3자에 관한 부정적인 얘기를 들었으면 분개하거나 남에게 옮기기 전에 숨을 한 번 들여 마시고 본인과 직접 대화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