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주일에 세 번, 교회 사무실에서 걷기 운동 기구를 사용하여 운동을 합니다. 30분 씩 걷는 것이 지루해서 가능하면 핑계를 대서 거르곤 했는데, 이 수관 목사님이 DVD player를 설치해 주고, 은주 사모가 한국 드라마 DVD를 대여 해다 주기 시작하면서, 다음 줄거리가 궁금해져서 운동을 한 번도 안 거르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시청하고 있는 것이 얼마 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입니다. 평범한 일상에 묻혀 살던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모셔다가 오케스트라단을 형성하는 내용입니다.
영화주제가 그러니까 클래식 음악이 중간 중간에 연주되는데,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종종 입에서 터져 나옵니다. 음악과 하나님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선함과 아름다움은 하나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드라마 주인공들이 우여곡절 끝에 첫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잘 마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감동적이어서 그랬겠지만, 이때에 연주되는 음악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면서,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 “아버지,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하나님께서 선하고 아름답게 창조한 것을 인간들이 더럽히고 파괴하고 있다는 자각이 온 몸에 엄습해 왔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자연을 주셨는데, 인간은 폐기물로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예술적인 재능을 주셨는데, 퇴폐적인 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머리를 주셨는데, 악한 일을 도모하는데 씁니다. 아름다운 가정을 주셨는데, 갈등과 분쟁의 장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우정을 주셨는데, 동성애로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인간의 일원으로서 얼마나 죄송하고 부끄러운지. 더구나 자신이 이 일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약속의 말이 입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회복할게요! 최선을 다해서 할게요!”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조상의 죄를 대신하여 회개를 했는데, 왜 그런 회개가 가능했는지 알겠습니다. 하나님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될 때 죄의 추악함을 명료하게 보게 되고, 자신이 저지른 죄가 아니라 할지라도 회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